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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09193764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1. 나는 뚱뚱해
2. 그림을 그리자
3. 스케치북 속으로 들어가다
4. 내가 너희를 구해 줄게
5. 검은 여왕의 심장
6. 나를 사랑하기
리뷰
책속에서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쉬는 시간마다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 외롭지 않았다. 오늘 그린 그림은 날씬하고 예쁜 소녀들이다. 소녀들은 예쁜 옷을 입고 꽃밭에 앉아서 놀고 있다.
“부럽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나도 날씬하고 예쁜 소녀가 되고 싶다. 그래서 예쁜 옷을 입고 꽃밭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 하지만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꽃밭 한 귀퉁이에 뚱뚱하고 못생긴 뚱보를 그렸다. 뚱보는 예쁜 소녀들과 놀고 싶지만 뚱뚱하고 못생겨서 함께 놀 수 없다. 뚱보를 그리고 나니 기분이 더 안 좋았다.
“뚱보는 벌을 받아야 해.”
내 기분을 망친 뚱보를 벌주고 싶었다. 나는 스케치북을 뒤로 넘겨 새 도화지에 다섯 명의 뚱보를 그렸다.
“뚱뚱하니까 감옥에 갇혀야 해.”
나는 뚱보들을 쇠창살로 된 감옥에 가둬 버렸다. 그제야 속이 시원했다.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든 뚱보들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
“네가 느끼는 슬픔, 외로움, 분노, 짜증이 뭉쳐진 게 바로 나라고. 도화지 위에 검게 줄을 그을 때마다 넌 화가 나 있었잖아. 뚱뚱한 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다이어트를 시키는 엄마, 네 마음도 몰라주고 너랑 멀어진 친구들 때문에 슬프고 화나고 괴로웠던 거 다 알아. 네가 느끼던 그 마음들이 바로 나야.”
검은 여왕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뚱뚱하다고 놀리던 반 아이들이 미웠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싫었다. 다이어트를 시키는 엄마가 원망스러웠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친구들이 얄미웠다. 뚱뚱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나도 뚱뚱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뚱뚱한 것이 마치 내 잘못인 듯 나를 비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