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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09202817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1. 원수는 PC방에서 만난다
2. 번개, 그리고 만월탕
3. 낯선 집에서 하룻밤을
4. 토스트 대 청국장
5. 방울토마토에 물 주기
6. 다시 만월탕으로
7. 새로운 나에게 적응하기
8. 노예 계약
9. 버섯을 따는 방법
10. 캡사이신 피구왕
11. 보름달 전설
12. 블루문이 뜨기 전에
13. 꿈같은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아랑이는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커다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쌍꺼풀 대신 작은 눈, 오뚝한 콧날 대신 펑퍼짐한 코, 좁은 어깨 대신 넓은 어깨……. 틀림없는 몽이였다.
아랑이는 귀신에 홀린 듯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얼굴을 만지자 거울 속 몽이도 자기 얼굴을 만졌다. 몽이의 왼쪽 손등에 달린 사마귀가 보였다. 아랑이는 얼른 손등을 살폈다. 자신의 손등에도 사마귀가 달려 있었다.
아랑이는 그제야 몽이와 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으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두 아이는 목욕탕이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몽이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습관처럼 책상 위에 가방을 휙 던졌다. 그러자 아이들이 수런거렸다.
“김아랑! 네 자리 여기잖아!”
‘으아, 자리까지 바꿔야 하다니!’
몽이는 다시 가방을 집어 들고 아랑이 자리로 갔다. 여자아이들이 몰려들어 말을 걸었다. 주로 베란다에서 키우는 채소나 화분 이야기였다. 몽이는 그제야 깨달았다. 아랑이가 원예부라는 사실을!
‘아오! 무슨 남자가 원예부를! 내가 못 살아.’
몽이가 이마에 손을 얹고 있는데, 아랑이가 교실로 들어왔다.
“몽아, 주말 잘 보냈어?”
“어제 연락했는데 전화 안 받더라.”
남자아이들이 반가워하며 아랑이에게 몰려들었다.
“뭐, 그냥…….”
아랑이는 멈칫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남자아이들의 지나친 관심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빨리 내 몸으로 돌아가야지 안 되겠어.’
아랑이와 몽이는 이렇게 마음속으로 외쳤다. 둘 다 남의 몸이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