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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161
· 쪽수 : 68쪽
책 소개
목차
이름이 원수야! 6
부모님 상담이 필요해! 14
딴짓 마왕은 어쩔 수 없어! 24
눈물바다에 빠져 죽을지도 몰라! 34
흑기사가 나타났다! 42
엉터리 일기 예보야! 52
왕산만 놀이 58
작가의 말 67
리뷰
책속에서
“왕산만!”엄마가 수첩으로 식탁을 세게 내리쳤어요. 왕산만은 그제야 놀란 눈으로 엄마를 쳐다봤지요.
“왜, 왜요?”
“여보, 쟤 어떡해요? 밥 먹다 말고 딴짓하는 것 좀 봐요.”
엄마는 아들이 한심하다며 아빠한테 퍼붓기 시작했어요.
“이름이 원수예요, 원수! 아버님은 좋은 이름 다 놔두고 하필 산만이로 지을 게 뭐예요? 그러니까 쟤가 매사에 산만하잖아요. 그것도 왕으로요.”
왕산만은 무슨 말인지 몰라 금붕어 입처럼 눈을 끔벅였어요.
“여보, 그런 소리 말아요. 아버지가 오죽했으면 그리 지었으려고. 당신도 알다시피 아버지가 젊었을 때 사업을 크게 하다가 쫄딱 망했잖아요.”
아빠가 젓가락을 공중에 콕콕 찌르며 말했어요.
“그게 산만이 이름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상관있고말고요! 아버지가 셈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망했다, 이 말씀이죠. 그래서 자식만큼은 성공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내 이름은 ‘왕성공’이 됐고, 우리 아들 이름은 ‘계산할 산, 가득할 만’자를 써서 ‘왕산만’이 된 거잖아요. 인생은 셈을 잘해야 성공한다는 뜻이죠! 하하하!”
아빠가 너털웃음을 터뜨렸어요. 그 바람에 밥알이 튀어 엄마 목에 척 들러붙었어요. 엄마는 아빠와 왕산만을 째려보느라 밥알이 튄지도 몰랐어요.
왕산만은 듣는 둥 마는 둥 금붕어만 바라봤어요. 밥그릇의 밥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지요. 밥 대신 엄마의 잔소리를 배불리 먹는 중이었어요.
선생님은 참다못해 휴대 전화를 꺼냈어요. 지난번처럼 요미 아빠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어요. 하지만 신호만 길게 울릴 뿐, 요미 아빠는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하는 수 없이 선생님은 긴급 문자를 보냈어요.
선생님의 등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가는 사이, 왕산만이 선생님에게 달려왔어요. 선생님은 왕산만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요. 왕산만은 다짜고짜 발뒤꿈치를 들고 선생님한테 귓속말을 했어요.
선생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어요.
“그게 정말이니?”
“네!”
선생님은 요미를 빤히 쳐다봤어요. 그러다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어요. 왕산만의 머리에 꿀밤까지 한 대 놓았죠.
“장난치면 못써!”
“지, 진짜인데요.”
“딴짓만 하는 널 어떻게 믿니?”
왕산만은 곧바로 귓속말로 대답했어요. 애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구경하는 옆 반 애들을 쫓으랴, 교실이 떠나가도록 울어 대는 기요미를 달래랴 말이에요.
왕산만이 귓속말을 끝냈어요. 선생님은 허리를 세우며 놀란 토끼 눈을 했어요. 왕산만은 선생님을 빤히 올려다보았죠. 왕산만의 눈은 또랑또랑 빛났어요.
왕산만이 칠판 아래를 가리켰어요.
“지금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