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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015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25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죄송합니다.”
미주가 또다시 ‘죄송합니다’를 입에 담았다.
“그런 말은 한 번으로 족하단 걸 모르나?”
마음의 가시가 입 밖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왔다.
“죄송…….”
“또. 한 번만 더 똑같은 말을 입에 담으면, 그냥 있지 않을 거야.”
그에게 하는 말은 언제나 이런 말뿐이라 생각하니 목구멍으로 돌을 삼킨 듯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서 그는 또 불퉁거리며 윽박질렀다.
“……저, 저,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할지…….”
처음 말을 꿀꺽 집어삼킨 나 비서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어떡하긴 뭘 어떡한다는 말이지?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설마 모시러 오라는 소리는 아니겠지?”
“출근…… 해도 되나요?”
나 비서가 눈을 빛내며 되물었다.
“뭐?”
서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 그냥 너무 큰 실수를 해서 바로 잘린 줄 알고…….”
“지금 장난해? 실수를 만회할 생각은 않고, 기회다 싶어 발뺌하시겠다?”
서준이 안전벨트를 풀고 얼굴을 미주의 코앞에 들이밀며 으르렁거렸다.
“아, 아뇨. ……죄, 죄송합니다.”
미주가 어버버버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서준은 그런 미주를 집어삼킬 듯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런데 그도 조금 당황스런 사태가 발생했다. 화가 나 얼굴을 들이대긴 했는데, 미주의 피부 세포까지 들여다보일 것 같은 거리이고 보니, 엉뚱하게 후각이 자극을 받고 말았던 것이다. 뭔가 달짝지근한 향이 확 끼쳐 드는데, 바로 눈앞에 놓인 촉촉이 젖은 탐스런 입술이 유난히 선명하게 클로즈업 되지 뭔가. 그의 내뱉는 숨소리가 한 템포 거칠어졌다.
그러고 보니 이 여자 또 내 경고를 무시했지.
“읍!”
먹이를 낚아채듯 반항할 기회도 주지 않고 덮쳐누르는 서준은 변명의 여지없는 기회주의자였다. 그는 미주를 안전벨트에 가두고, 두 팔에 가두어 경고한 벌을 내렸다.
“!”
그녀는 놀라 휘둥그레진 눈을 감을 생각도 않고 빤히 뜨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그를 달뜨게 만드는 묘한 마성을 지녔지만, 이 순간만큼은 좀 감아 주었으면 했다. 물론 강제로 취하고 있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었지만.
“눈 좀 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