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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145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9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후회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후회 안 해요.”
“이수아 씨가 먼저 시작한 거야.”
“네, 제가 그랬어요.”
태연자약한 대꾸가 지지 않고 나오자 태주가 얼굴을 구겼다. 섹스 전과 후에 이수아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순진함은 어디다 버리고 콧대가 높아진 듯 도도하게 구는 건지, 그는 기가 막혀 일부러 그녀를 도발했다.
“그래, 그러니까 혹시라도 스폰서 같은 건 기대하지 마.”
브러시로 머릿결을 정리하던 수아가 고개를 돌려 태주를 빤히 응시했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전처럼 그에게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그의 시선에는 힘과 매력이 있었고, 그녀는 그의 매력에 쉽게 이끌렸다.
“사장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그녀는 일부러 사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그의 눈가가 찌푸려졌다.
“스폰서 같은 건 구하려면 진작 구했어요.”
지저분한 거래를 경계하느라 무명 시절을 혹독하게 겪고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런 점이 자랑스러웠다. 깨끗하게 차근차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저는 그냥 사장님하고 자고 싶었어요.”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왜요? 제가 사장님하고 무슨 사이인데요? 특별한 사이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사장님 이름을 부르겠어요.”
후회는 하지 않지만 허무했다. 뜨겁게 서로를 탐하던 것이 고작 한 시간 전인데,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살을 섞기 전으로 돌아가겠다면, 그녀 역시 선을 그어야 했다.
“원하는 게 뭐야?”
태주가 귀찮은 듯 질색하며 말하자 수아는 뭔가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 머리가 멍했다.
이 남자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수아는 화장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화난 눈빛을 등 뒤로 받으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방을 주웠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