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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152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1장~15장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6개월만 기다려 줄래?”
선우의 말에 진이 무슨 뜻이냐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6개월 후에 우리 결혼하자.”
순간적으로 진의 호흡이 멈추었다. 결혼? 결혼이라고? 너무나 갑작스러운 청혼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갔다.
“지금…… 결혼하자고 했어요?”
잠시 멍해 있던 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솔직히 너무 어려운 난제였다. 성인 남녀가 사귀면서 결혼 얘기가 오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결혼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독신주의자는 아니었다. 다만, 그녀에겐 결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오빠 정환이 사시에 패스해 법조인이 되는 것. 그건 그녀의 오랜 꿈이자 모든 것이었다.
“뭐야, 결혼이 별로 내키지 않는 거야?”
“솔직히 좀 당황했어요. 우리 만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미안, 내가 좀 급해. 하루라도 빨리 당신을 내 여자로 만들고 싶어.”
“…….”
“혹시, 취직하자마자 결혼하려니까 억울해서 그래?”
“아니에요.”
진이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젓자 선우는 마른침을 삼켰다. 아스라한 불빛 아래 키스로 부풀어 오른 붉은 입술이 더없이 뇌쇄적이었다.
“부모님은 허락하셨어요?”
“물론. 허락받았어.”
명쾌한 선우의 말에 진은 난감한 듯 시선을 내렸다. 기울어도 너무 기우는 그녀를 아무 반대 없이 받아들이셨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됐다. 게다가 송 여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벌가의 여식과 선우를 맺어 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꾸었을까. 하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이선우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이 남자와 단 한 번도 결혼을 꿈꿔 본 적이 없다. 오빠가 꿈을 이루는 것, 그것이 그녀의 오랜 소망이자 모든 것이기에 다른 것은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한참을 고심하던 진은 냉정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절 외엔 방법이 없었다.
“미안한데요, 전 결혼할 수 없어요.”
“뭐?”
“……결혼 못한다고요.”
“이런 장난, 재미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