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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0275
· 쪽수 : 432쪽
책 소개
목차
1. 동이 터도 햇살은 따사롭지 않다
2. 여전히 새벽
3. 하루의 시작과 끝
4. 손가락 사이사이 부는 바람
5. 창가로 지는 달
6. 느린 걸음
7.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8. 무뎌진 흉내를 낸다는 건
9. 소금 결정이 박힌 듯
10. 시린 건 비단 내린 눈 때문만은 아니었다
11. 연기는 흩어지고
12. 이슬을 머금은 아침
13. 숨을 참아 보는 연습
14.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
15. 부서지는 햇빛이
16. 읊기를 여러 번
17. 뒤에서 불러 보는
18. 타래에서 한 올
19. 어딘가에서 훈풍이
20. 무덥지만은 않은 고온의 계절
21. 그러니까 이젠
22. 길을 돌아 자리로
23. 우리가 사는 계절에 바람이 나부끼면
24. 너와 내가 사랑을 한다는 일
Epilogue. 낭만 열매
저자소개
책속에서
“왜 이렇게 날 도와줘요?”
영인에겐 언제나 ‘왜’가 버릇처럼 붙었다.
“왜 그렇게 물어?”
“그냥…….”
“난 네가 좋아. 좋으니까 뭐든 해주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선에서.”
그리고 이어지는 서현의 미소는 여과 없는 진심이었다. 진심이 잔뜩 묻어나 있는 다정한 말투와 따뜻한 웃음에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영인의 마음 끝에서도 물방울이 생겨났다.
좀 더 기대도 될까, 좀 더 의지해도 될까. 이 아저씨는 조금 다를까.
“나도 아저씨가 좋아요.”
“뭐?”
“좋아졌어요, 아주 많이.”
영인의 눈도 이만 서현과 마주했다.
“고마워요, 발 걸어 줘서.”
싱긋, 영인의 눈이 초승달 모양처럼 예쁘게도 휘어졌다. 반면 서현의 마음은 두둥실 보름달이 떠오른 것처럼 동그랗게 가득 찼다.
“나 너한테 뽀뽀하면 나쁜 놈인 건가? 뭐, 범죄자 비슷한 그런 거 되는 건가?”
“뽀뽀하려고요?”
“어, 지금.”
생각을 오래 할 수가 없었다. 괜히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면서 잔뜩 어색하고 간지러워진 이 분위기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는 순간, 서현의 입술이 빠르게 영인의 입술 위로 포개어졌다. 가볍게 쪽,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그 입술의 촉감이 찰나였지만 아주 생생하고 제법 부드러웠다. 영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빡였다. 두 볼은 아까보다 더욱 발그레 붉어졌다. 꼭 잘 익은 복숭아처럼.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