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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2248
· 쪽수 : 368쪽
책 소개
목차
1. 여름눈이 내리다
2. 에스프레소가 그리울 때
3. 헬로우 준, 바이 준
4. 추억이 방울방울
5. 소년의 향기
6. 재회는 없다
7. 허시, 그대
8. 그대가 보이는 거리
9. 까만 입술
10. 조각 나비
11. 단 하루만
12. 영원 같은 순간
13. 그대는 눈사람
14. 당신이 숨 쉬는 동안에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 거짓말이었다.”
“…….”
‘거짓말’이라는 단어 하나에 지나간 모든 순간이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 그도 지난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단지 단어 하나일 뿐인데 이토록 쉽게 설명이 되다니……. 알 수 없는 아릿함이 영감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그리고 온전히 느껴지는 감각. 그의 단단한 손에 어깨를 잡힌 혜주는 시선이라도 도망가려고 했다.
“송혜주.”
“……
“날…… 똑바로 봐.”
“…….”
엄격하지만 부드러운 음성. 그런데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절대로 보면 안 될 것 같았다.
견고해 보이는 유진의 손이 혜주의 하얗고 또렷한 턱을 지그시 잡으며 자신과 눈을 맞추게 했다. 두 사람의 눈동자가 느슨하게 얽혔다. 저절로 커진 혜주의 눈동자는 살살 뛰고 있었다. 이어서 바통을 받은 곳은 진작부터 놀란 심장이었다. 혜주는 괜히 동분서주해진 심장을 탓하기 시작했다. 반응하는 그녀의 눈동자를, 움찔하는 그녀의 어깨를 온전히 느끼며 혜주를 깊게 응시하던 유진은 가슴까지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숨 쉬는 게…….”
바삭바삭 부서지는 목소리.
“아프다.”
“…….”
“너 때문에…….”
더 이상 유진의 진한 시선을 견디지 못한 혜주는 작은 한숨을 쉬며 눈꺼풀을 아래로 내렸다.
“도대체 언제부터…….”
“…….”
“처음…… 재회했던 날부터 알아본 거야?”
아까보다 평온해 보이는 유진이 팔짱을 풀고 대답했다.
“처음부터 재회는…… 없어.”
지금은 으르렁거리던 사자도 녹일 것 같은 순한 중저음이었다.
“이번에도…… 네가 먼저 달려온 거야.”
단호하게 말한 유진은 혜주의 하얀 얼굴을 양손으로 꼭 쥐며 붉은 입술을 삼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