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라이프

프롤로그. 기한이 지난 달력처럼, 사랑이 찢겨져 나가다

제1장. 그녀에게 침식당하다
제2장. 당신의 현실은 어떤가요?
제3장. 젖어 들다
제4장. 가늘고 깊게, 심장에 박히다
제5장.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제6장. 마주 잡은 두 손에
제7장. 우리 아빠 여자 친구
제8장. 덫에 빠지다
제9장. Don’t cry daddy
제10장. 다행이고 다행이다
제11장. Will you marry me?

에필로그. 해변의 웨딩 마치

“무슨 생각으로 그 남자를 다시 만났습니까? 설마 그에게 돌아가려고……? 그런 겁니까?”
“그만하세요! 내가 누굴 만나든 그쪽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상관있습니다!”
준희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좀처럼 이성을 잃지 않는 그가 감정이 폭발한 듯 잔뜩 상기된 얼굴로 에이미를 노려보았다.
“그동안 그렇게 드러냈잖습니까! 당신한테 관심 있다고! 그렇게 마음을 드러냈는데 왜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 당신은 눈치도 없습니까? 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
“몰라요! 말로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아요? 당신이랑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독심술을 하는 것도 아닌데 당신 마음을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좋습니다! 말로 하겠습니다, 그럼!”
말이 끝남과 동시에 준희가 갓길에 차를 세웠다.
끼익!
갑작스런 정차에 에이미가 당황할 사이도 없이, 준희가 그녀의 귓가로 고개를 숙이며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한테 반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랑 연애합시다.”
“……!”
에이미는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멍하니 준희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부드럽고 허스키한 준희의 음성이 에이미의 귓가에 닿는 순간, 세상의 소리가 하나둘 사라졌다. 그리고 오직 그가 내쉬는 숨소리만이 남았다. 소리라기보다는 느낌에 가까운, 매우 낮고도 뜨거운 준희의 숨결이 그녀의 모든 것을 압도했다.
그리하여 결국, 지금 이 순간 에이미의 세상엔 오로지 그의 얼굴과 그의 숨결만이 존재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