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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3450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1. Oh, 제길! 다이어트
2 침대 속의 웬수
3 섹스도 운동이 되나요?
4. 딱 열 번만 자자!
5. 치열하고 격렬하게! 태풍처럼 몰아치는
6. 야광 바나나의 습격
7. 첫 키스의 상처
8. 오타쿠 변신 대작전
9. 너, 내 거 해라!
10. 이게 바로 연애지!
11. ‘이하율’이라는 항목
12. 내 남자 친구의 질투
13. 커플 요가와 다이어트의 상관관계
14. 새끼 고양이가 우유를 핥듯
15. 달콤한 고백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생각……났어.”
쥐구멍이라도 숨어들고 싶은 심정으로 하율이 더듬거렸다.
“뭐가?”
“그……날 밤…….”
“그래서?”
“그……러니까…….”
“책임지라고?”
“아니! 한 번 잤다고 발목 잡는 건 말도 안 되지!”
하율은 연석이 고리타분하게 결혼이라도 하자고 굴까 봐 딱 잘랐다.
“그럼?”
“그니까…….”
‘오빠랑 잤더니 2킬로가 쑥 빠지더라. 그러니 딱 열 번만 자자!’라고 도대체 어떻게 말할까. 설사 말한다 해도 연석이 ‘좋아, 내가 널 기꺼이 다이어트시켜 주지!’ 하고 나올 리도 없었다.
‘내가 미쳤지! 암, 돌았지!’
하율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미안. 못 들은 걸로 해줘.”
“그건 안 되겠는데? 말해, 이하율! 그때는 딱 잡아떼더니 왜 이제 와서 기억이 났지?”
“그건…….”
하율은 머리를 이리저리 굴렸다. 연석은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거짓말이라도 한다면 단번에 낚아챌 기세였다.
“좋아서…….”
하율이 머뭇머뭇 대답했다. 이실직고할 수는 없으니 창피하더라도 거짓을 꾸며 내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가 굶은 지 좀 됐거든. 그때…… 얼결에 하긴 했지만 꽤 좋았어. 그렇다고 그걸로 오빠랑 사귈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섹스파트너라도 하자고?”
“아…… 응.”
연석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아 씨! 그냥 도망갈걸.’
하율은 싸늘하게 굳은 채 저를 바라보는 연석의 경멸스런 표정에 후회가 밀려왔다. 변명이랍시고 아무 말이나 나불나불댄 제 주둥아리를 딱 치고 싶었다. 연석이 보기에 얼마나 구질구질해 보일까.
“그런데 왜 하필 열 번이지?”
“그 정도……면 미련이 없지 않을까 싶어서…….”
연석의 눈썹이 더욱 크게 움찔거렸다. 화가 났는지 표정이 매서웠다.
“미안! 신경 쓰지 마. 내가 취해서 정신이 나갔나 봐. 나 이만 갈게.”
하율이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연석은 그녀의 양어깨를 잡아 도로 앉혔다.
“한 가지만 묻자. 내가 거절하면 이 제안, 다른 남자한테 가는 건가?”
설마, 그럴 리가! 충동적인 생각이었고 지금도 꽤나 후회 중이었다.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런 질문을 다 하나 싶어, 하율은 속이 상했다. 하지만 연석을 원망하기엔 이 사태를 스스로 자초했으니 입맛만 쓰디쓰게 다실 뿐이었다. 하율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연석은 나름대로 해석을 했다. 그는 미간이 깊게 팰 정도로 찌푸리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 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