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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3627
· 쪽수 : 47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화~제20화
에필로그
번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혹시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연우가 한참을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게 이것이었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조용한 곳을 찾다 이런 곳을 택했다, 뭐 이런 생각. 연기에 대한 고민이거나, 아니면 진지한 사적인 고민? 아님, 감독에게 좋은 제안이라도 따로 받은 건가 싶어 자신을 부른 게 아닌가 싶었다.
“너는 나한테 할 말 없어?”
그런데 이경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연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없는데.”
“진짜 없어?”
연우는 진지하게 고민해 봤지만 그가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건가.
“아, 혹시 그저께 나 집에 데려다준 거 너야? 나 원래 술 취하면 아무 데서나 자버리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집에 잘 찾아갔더라고.”
연우의 말에 이경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제 술버릇이 웃긴 건가 싶어 그녀도 같이 따라 허허 웃었다.
“맞지? 너.”
“그건 나 맞는데, 내가 원한 말은 그게 아니야.”
아, 그게 뭔데 대체. 스무고개 해?
슬슬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아 연우는 낮게 숨을 내쉬며 옆에 있던 물 한 잔을 다 비워 냈다.
“모르겠어. 네가 말해 줘. 내가 해야 할 말이 뭔데?”
살짝 화난 연우의 어투에 이경은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턱을 손에 괴고 삐딱하게 바라보았다.
“진짜 기억 안 나나 보네.”
“뭔 소리야, 진짜.”
“고백했잖아, 내가.”
“…….”
“너한테.”
연우는 두 눈만 깜박였다. 지금 자신이 들은 이경의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면서도 엊그제 꾼 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어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오는 연락은 하나도 없고, 오늘은 만나면 뭔가 반응이 오겠지 했는데, 내 고백은 전혀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내가 진짜 애가 타 죽는 줄 알았다.”
이경이 허탈한 웃음을 내뱉으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토로했다. 연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거…… 꿈 아니었어?”
“……꿈?”
이경이 슬며시 눈썹을 좁히더니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곧 연우와 시선을 맞추며 단호하면서도 강경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거 꿈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화난 어투는 아니었다. 잔잔한 웃음과 함께 한껏 다정한 목소리였다.
“내가 너한테 관심 있어, 연우야.”
힘주어 말하는 이경의 목소리와 그녀를 직시하는 눈빛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꿈이 아니었다. 이경의 고백은 모두 다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