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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4952
· 쪽수 : 512쪽
책 소개
목차
1장~15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지만 기다림 이전에, 먼저 우리 서로 얘기를 좀 해야겠지?”
“무슨?”
의아해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하윤이 싱긋 웃었다. 그러면서 뚜벅, 그는 또 한 발짝 지호에게 가까워졌다.
그런 하윤을 빤히 쳐다보는 지호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한쪽이 막혀 있는 책상을 등지고 있었는데 한쪽 길을 막고 선 그. 지나친 망상인진 모르겠지만 순간 지호는 자신이 책상에 갇혔다는 느낌을 받아야 했다.
저도 모르게 움찔 앉아 있던 의자를 뒤로 밀어냈다. 하지만 밀려난 그녀의 자리만큼 하윤이 또 다가섰고 스윽, 멀대같이 높이 있던 그의 얼굴이 돌연 그녀와 눈높이를 같이했다.
숨결이 고스란히 볼에 닿을 정도의 거리. 덕분에 놀란 심장이 미친 듯이 쿵쿵 널을 뛰어 댔다.
“얘기라니요?”
하지만 다행히 목소리만큼은 평정을 유지해 주었다.
“어젯밤 일에 대해서.”
“…….”
지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어졌다.
“시간이라면 아침부터 지금까지, 충분히 준 것 같으니까.”
“그, 그건 그냥 없었던 일로 넘어가기로 한 거잖아요.”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럴 마음도 없고.”
“그럼, 뭘 어쩌자는 거죠?”
목소리마저 굳었다.
“거래를 하지.”
“무슨 거래를요?”
“너.”
따뜻한 숨결과 함께 난데없이 와 닿은 짧은 한마디에 쿵, 심장이 또 한 번 떨어져 내렸다.
“다른 검사님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다고 하던데, 검사님은 여유 있으시네요. 이렇게 장난칠 시간도 있으시고.”
그의 짧은 한마디에 돌연 심정지라도 일어난 것같이 숨을 쉴 수가 없었는데,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그가 또 장난질을 치고 있다는 생각에 짜증이 솟구쳤다.
“비키세요. 얼른 끝내고 가고 싶어요.”
코앞에 있는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며 아직 정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니터로 시선을 돌려 버렸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비키라는 의미였는데, 그는 다른 의미로 해석한 모양이었다. 휙, 그의 손에 의해 그녀의 얼굴이 돌아갔다.
“그 전에 한 번 더 확인이 필요한 모양이군.”
허스키한 목소리와 함께 곧바로 그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읍.”
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입술이 그의 입술에 의해 험악하게 삼켜졌다.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