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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7519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01~16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신비로운, 우연 같지 않은 우연이란 말인가.
그가 자신의 맞선 상대가 된 경위는 조금 알 것 같았다. 무슨 이유로 그가 아버지의 간택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엄마야.’
상념에 빠져 그의 뒤만 따라가던 지희는 허둥지둥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갑자기 우뚝 서 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등에 부딪히는 불상사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겨우 몸의 중심을 잡았을 때 그가 심각한 얼굴로 돌아섰다. 조용한 복도는 지나는 사람 없이 두 사람뿐이었다.
“차지희 씨.”
“네?”
궁금하고 할 말이 많은 사람처럼 빤히 쳐다보던 그가 포기한 듯 한숨을 푹 쉬었다.
“오늘은 좀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아……, 그런가요?”
지희는 제 차림새를 대충 훑어보았다.
맞선 장소에는 전투하러 나가는 심정으로 명품 브랜드로 무장을 했으나 지금은 정반대다. 비록 유니폼처럼 보이긴 해도 재킷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은 여자 동기들과 다르게 카디건 하나 달랑 입고 있으니 이건 평범함이 아니라 후줄근해 보일 지경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회사 첫 출근이니까 차분하게 입었어요.”
지희는 턱을 치켜들며 당당하게 말했다. 옷으로 기죽을 일은 없으니까.
“그때 본 차지희 씨랑 지금의 차지희 씨. 둘 중 어느 모습이 진짜입니까?”
“궁금하세요?”
발랄한 되물음에 그의 한쪽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지희는 코트와 가방을 든 채 뒷짐을 지고는 그에게로 한 걸음 다가갔다. 황당한 표정으로 미간을 잔뜩 구기고 쳐다보는 그를 향해 그녀가 말했다.
“나랑 연애해요. 그럼 알려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