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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1009743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아부레이 수나
출구
분꽃
말 걸기
자부동
아름다운 집
Vanish, 그 쓸쓸함
옥화를 찾아서
작품 해설 : 길을 잃고 헤매다_ 장두영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등록금을 벌기 원하는 대학생, 취업에 목마른 사회 초년생들을 유혹해 신용 불량자 만드는 잔인한 사회. 어둠의 덫처럼 다가와 백수 후배에게 다단계 업체 권하는 선배들. 비싼 등록금으로 빚더미에 앉은 채, 아르바이트 인생으로 전락한 이 시대 부박한 젊은 군상들. 아파도 아프다 소리도 못 지르고, 박탈당한 꿈은 전당포 전표에 맡기고 도서관, 고시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슬픈 청춘의 시간. 보이지 않는 비상구와 저당 잡힌 미래 앞에, ‘희망 너 어디 갔어?’ -<아부레이 수나> 중에서
언젠가부터 갇혀 사는 막힘, 메마른 인정 그리고 단절이 돼버린 아파트 생활이 싫었다. 할 수 있다면 집 앞뒤로 텃밭이 있고, 안마당에 장대를 세우고 빨래를 널고 사는 그런 모습을 그리워했다. 손주들에게도 그런 외갓집, 할머니네 집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세상이 변하고 마당도 없는 아파트가 외갓집인 내 손주들. 보내고 돌아설 때마다 미안했다. 그렇다고 시골로 이사가 새 터전을 잡기엔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았다.
-〈분꽃> 중에서
플랑시가 이 저녁 들고 온 노란 한지의 서책 한 권. 서책을 손에 받아드는 순간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하권(直旨下卷)》이란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 직지?’ 세계 최고라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200년이나 먼저. 믿기지 않았다. 동양의 작은 나라 조선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를? 하지만 현존 최고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눈조차 뜰 수 없었다. 눈앞의 꿈같은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듯 다시 오싹 전율이 일었다. 이 나라는 무엇 때문에 나에게,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을 만져볼 행운을 주었을까.
-<Vanish, 그 쓸쓸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