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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직업의 세계
· ISBN : 9788931381092
· 쪽수 : 128쪽
책속에서
“네 아빠를 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지만 자동차도 못 사잖아. 그리고 우리 살림을 생각해 보렴. 너도 알다시피 우리도 별로 넉넉하지는 않잖아. 그러니까 키릴, 학자가 되겠다고 정하기 전에 잘 생각해 보렴.”
“엄마, 전 이미 마음을 정했어요. 전 공부가 정말 좋아요. 게다가 사람들은 학자를 존경하잖아요.”
“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시대가 바뀔 때마다 존경 받는 직업이 천시받기도 하고 거꾸로 천시받던 직업이 존경을 받게 되기도 했단다. 18세기에 계몽사상이 널리 퍼졌을 때는 학자들이 큰 존경을 받았어. 모든 사람이 선생님을 존경했지. 그 시대에는 학자와 철학자가 매우 권위 있는 인물이었어. 왕들은 이런 사람들을 궁정에 초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이런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 프리드리히 대왕은 철학자인 볼테르를 오랫동안 궁정에서 지내게 했고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도 뒤질세라 볼테르와 편지를 주고받았어. 그런데 요즘은 학자들이 과거에 비해서 큰 존경을 받지 못해.”
대장장이를 남자의 직업 중 최고로 꼽는 민족도 있어요. 바로 집시들이랍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유랑 생활을 하고 있어요. 집시들 사이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대장장이 직업이 널리 퍼져 있었어요. 그들은 유랑 생활에 꼭 필요하면서 비밀스럽기까지 한 이 기술을 익혀 돈을 벌면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떠돌았답니다.
유럽에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 때 쓴 못을 집시가 만들었다는 전설까지 전해져 옵니다. 그런데 집시들은 이런 전설을 부인하기는커녕 살을 더 보탰대요. 그들의 말에 따르면, 로마인들은 집시에게 커다란 대못 네 개를 만들라고 주문했어요. 집시들이 세 개를 만들고 마지막 못을 만들려고 할 때 못이 어디에 쓰일지 알게 되었어요. 놀란 집시들은 못을 만들 수 없다고 버텼어요. 이 사실을 안 하느님은 집시들을 용서해 주고 온 세상을 자유롭게 방랑하도록 허락해 주었어요. 거기에 덤으로 도둑질을 해도 된다고 허락하셨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