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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1579215
· 쪽수 : 232쪽
목차
첫 번째 이야기 - 찌그러진 양푼과 개 밥그릇
두 번째 이야기 -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세 번째 이야기 - 그래, 너 잘났다!
네 번째 이야기 - 잃어버린 말, ‘아빠’
다섯 번째 이야기 - 전자 카페와 ‘고마귀’
여섯 번째 이야기 - 배신자
일곱 번째 이야기 - 아메리카노, 뭐라카노?
여덟 번째 이야기 - 부동산은 너무 어려워
아홉 번째 이야기 - 나에게는 늘 영순위
열 번째 이야기 - 나의 하나님, 당신의 하나님
열한 번째 이야기 - 귀뚜라미와 바퀴벌레
열두 번째 이야기 - 인생의 태클
열세 번째 이야기 - 사람, 사람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젠가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모든 사람들이 분주한 마음으로 들떠 있을 때 난 너무 엄청난 사건 때문에 나를 추스르기조차도 벅찼던 적이 있었다. 아무리 큰 사고가 일어나도 감내하고 다시 일어서는 게 사람의 의지인데, 그 의지조차 사라지고 없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딸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었다며 예쁜 마트로시카 러시아 전통인형을 갖고 왔다. 선생님이 잘 만들었다고 축제 때 학교에 전시해 다른 아이들도 보게 하자고 했다는데 딸아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엄마 힘들어 해서 집에 가져가서 보여줘야 해요. 엄마 보여주려고 정성껏 만들었어요. 선생님, 학교에 내면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 엄마부터 보여주고 싶어요.”
딸아이가 엄마를 생각하며 만든 러시아 전통인형을 건네받으며 나는 ‘내가 힘을 좀 더 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아직도 내편이 있구나, 든든한 내편이 많이 있구나, 다시 일어서서 살아야지’라고 의지도 갖게 되었다. 열면 인형이 나오고 또 열면 인형이 나오고 다시 열면 인형이 나오는 마트로시카처럼 샘솟는 기운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우리는 이런저런 희로애락으로 인생을 한쪽 한쪽 채우며 수많은 날들을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나를 찾고 똑바로 서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굳건한 마음을 지니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시간과 경험을 바탕으로 혹은 밑천삼아 우리는 또 남은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더 힘내서 조금 더 노력하며 열매를 얻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우리 삶이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부족하고 자주 흔들리는 나를 보아주고 붙잡아주는 이들이 있어서 그나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상대의 배려에 대한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말이다. ‘미안합니다’와 ‘죄송합니다’라는 말도 상대방에게 나를 이해시키고자 할 때 쓰는 아름다운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말들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어울려 산다. 오해와 이해도 이런 말과 행동을 통해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니 말이 갖는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이 책에서 나는 여러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그들이 풍겨내는 사람들의 냄새를 통해 인간이 인간이어서 겪게 되는 여러 감정들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자 했다. 서로에게 미움보다는 사랑을, 아픔보다는 기쁨을 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솔하게 표현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