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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여행 에세이
· ISBN : 9788931580082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세상의 모든 아빠와 딸에게 드리는 편지
바르셀로나
운수 좋은 날
청춘
열정의 플라멩코
바르셀로나의 흔한 일상
쓸쓸해서 아름다운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
미스터리
아빠의 여행일기: 바르셀로나의 봄
아빠의 여행일기: 바로셀로나 우체국에서
산티아고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긴 하루
가방 전쟁
당신 앞길에 행운을
1킬로미터의 마법
고마워요, 카미노의 천사들
아빠의 산티아고 전야제
산티아고 길의 끝에는
애정 표현
444호실
아빠의 여행일기: 산티아고로 가는 길
아빠의 여행일기: 편지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BGM
사랑의 상관관계
빙 미아오
인생 사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오만과 편견
Very Lucky
예고편, 아프리카!
사막의 어린왕자
메르주가의 마지막 밤
아빠의 못 말리는 체리 사랑
아빠의 여행일기: 여행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
아빠의 여행일기: 돌아오는 길
아빠의 여행일기: 코골이
아빠의 여행일기: 셰프샤우엔 가는 길
아빠의 여행일기: 모정
아빠의 여행일기: 미로의 도시 페즈
아빠의 여행일기: 밤의 도시 마르케시
아빠의 여행일기: 사막 연가(戀歌)
아빠의 여행일기: 메르스
스위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댄싱 위드 파파
어제는 하늘을 달리고 오늘은 바람이 되었다
아빠의 여행일기: 자연과 공존하는 삶
아빠의 여행일기: 누굴 닮았을까?
아빠의 여행일기: 김치찌개, 삼겹살, 그리고 막걸리
아빠의 여행일기: 작은 행복
아빠의 여행일기: 자식 키우는 재미
아빠의 여행일기: 내 딸 하이디
이탈리아
잔소리의 역할
아빠와 아이스크림
낭만병
Shall we love
셰프 리의 탄생
사진의 품격
이게 뭐라고
여행의 취향
로마는 휴일
아빠의 여행일기: 행복한 노숙자
아빠의 여행일기: 사는 맛
아빠의 여행일기: 돈이 신일까?
아빠의 여행일기: 딸을 위한 기도
체코
삐뚝삐뚝
새로운 자유
그날 밤의 Jazz
뜨거운 청춘이고 싶다
아빠의 여행일기: 신비한 존재
아빠의 여행일기: 빛의 향연
아빠의 여행일기: 나이 성별 불문, 우리는 친구
오스트리아
내 인생 최초의 앨범
아빠의 여행일기: 입석 발레 공연
헝가리
이태리타월
아빠의 여행일기: 아름다운 밤의 도시
크로아티아
지구별 여행자
애교에 대하여
두 장난꾸러기가 벌인 소동
그녀들을 만나기 100미터 전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하는 법
부부의 뒷모습
아빠의 여행일기: 아픈 손가락
아빠의 여행일기: 영웅
아빠의 여행일기: 마중
아빠의 여행일기: 시작한 것은 끝이 있다
리뷰
책속에서
여행 중 처음으로 지갑을 잃어버린 까닭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빠가 바르셀로나의 여행 첫날 예언한 대로 순탄한 우리의 여행에 긴장감이 돌도록 여행의 신이 장난을 친 걸까? 반쯤 넋이 나간 상태인 나에게 아빠가 얼음이 가득 담긴 아이스커피를 내밀며 말을 걸었다.
“괜찮아. 안 다쳤으면 됐어.”
-「미스터리」 중에서
아빠에게 들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떠올려본다. 중국으로 함께 떠난 여행자들과 궁합이 안 맞아 도망치듯 나온 사건,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 만난 걸인과 함께 지냈던 사건, 남미여행 중 공항에서 탑승 게이트를 찾지 못해 비행기를 놓친 사건. 특히 비행기 사건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길거리도 아닌 공항에서 길을 잃었고, 결국 비행기를 놓친 아빠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울먹였다고 한다.
“여보, 나 집에 어떻게 가지?”
엄마와 동생의 구출 작전으로 사건은 마무리되었지만, 지금도 그 일은 아빠가 여행을 가겠다고 말할 때마다 아빠를 놀리는 용도로 회자되곤 한다. 그러고 보면 아빠는 내가 회사를 다니는 동안 꽤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1년에 한두 번씩 장기 배낭여행을 떠났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인터넷 여행카페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함께 가더니, 나중에는 혼자서도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아빠의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는 대장이 되어 일행을 통솔하기도 했다.
-「아빠의 산티아고 전야제」 중에서
내 엄마는 올해 95세이다. 가끔 정신이 외출할 때도 있지만, 과거 일은 명경(明鏡)처럼 기억한다. 어릴 때 읽은 시나 시조, 크면서 들은 민요는 자구(字句) 하나 틀리지 않고 술술 외워서 듣는 사람을 감탄케 한다. 엄마는 6남매를 두었는데, 그 중에서 당신을 꼭 빼닮은 나를 가장 좋아한다.
여행을 떠나는 날, 백발이 다 된 아들을 보고 걱정과 안타까움이 가득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몸성히 잘 갔다 오니라. 내 걱정 말고.”
그리고 딸의 손을 잡고 부탁을 한다.
“아빠 잃어버리지 말고 잘 챙기라.”
돌아서는데 눈물이 났다.
“엄마, 아프지 말고 내가 올 때까지 잘 계세요.”
-「모정」 중에서
아빠는 연신 엄지를 흔들면서 “우리 딸, 파이팅!”을 외친다. 안전한 건지 물어보려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이미 문이 열리고 내 몸은 하늘에 떠있다. 아빠는 옆에서 “야호!” 소리를 지르며 양팔을 벌려 새처럼 날아간다. 처음에 기겁을 하면서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던 나도 어느새 하늘을 신나게 날고 있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순식간에 도착했다. 아빠와 나는 하늘을 난 기분이 가시지 않아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우리는 하늘을 날던 때처럼 팔을 양 옆으로 벌리고 활공했던 순간의 기분을 기억하면서 다시 한 번 외쳤다.
“우와! 정말! 진짜! 대박! 최고!”
-「어제는 하늘을 달리고 오늘은 바람이 되었다」 중에서
드디어 가족 모두 식탁에 둘러앉았다. 아빠는 오늘의 파티를 위해 준비해 둔 와인을 잔에 따르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처럼 그렁그렁한 채로 건배사를 이야기했다.
“나의 아내, 우리 딸들 너무 고마워. 무사히 와줘서 고맙고,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고마워. 나 같이 행복한 남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사랑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정성 가득한 요리.
완벽한 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하는 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