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7136
· 쪽수 : 133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사모
수련
마루
누가 울고 간다
나는 돌아가
악동처럼
노모
수평
바깥
극빈
극빈2
벌레시사
서리
어느 저녁에
자루
묽다
그맘때에는
돌의 배
제2부
길
가재미
가재미2
가재미3
젖 물리는 개
동천에 별 돋고
떼
번져라 번져라 병이여
오오 이런!
소국을 두고
강대나무를 노래함
어떡하나요 어떡하나요
넝쿨의 비유
덤불
슬픈 샘이 하나 있다
바닥
제3부
그리운 밥 냄새
꿈
이상한 화병
평상이 있는 국숫집
낮달의 비유
무늬는 오래 지닐 것이 못 되어요
운문사 뒤뜰 은행나무
빛깔에 놀라다
꽃이 핀다
나는 오래 걷는다
한 마리 멧새
산비 소리에
빈 의자
저수지
까마귀와 개
측백나무가 없다
시월에
내가 돌아설 때
제4부
기러기가 웃는다
작은 새
빈집의 약속
아, 24일
오, 가시등불!
언젠가 다시 가본 나의 외갓집 같은
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어느 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강처럼
문 바깥에 또 문이
매화나무의 해산
옥매미
목탁
겨울밤
흙을 빚다
찰라 속으로 들어가다
바람이 나에게
해설 : 극빈의 미학, 수평의 힘 / 이광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재미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