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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8767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비밀 문장 9
[발문] 낯설고 위험한 소설 앞에서/ 홍정선(문학평론가) 314
작가의 말 320
참고문헌 32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측정이 측정되는 계를 교란한다’는 양자역학의 기이한 원리를 사랑에 대입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알려고 하면 할수록 혼돈이 가중된다’는 원리가 된다. 사랑의 행위가 곧 측정하는 행위와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이라면 교란은 사랑의 숙명일 수밖에 없다. 측정하는 사람의 목적에 부합하는 한 가지 측면으로의 몰두는 결국 나머지 아흔아홉 가지의 가능성을 상실하게 만든다. 원하는 걸 측정할 수 있지만 그 한 가지를 얻는 대가로 나머지 모든 가능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무서운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자유의지에 대해 당신은 불신을 품고 있지만 그것이 없다면 3차원 우주의 설계는 무의미한 공허로 전락하겠죠. 3차원 세계는 물질적 경험을 통해 의식적 진보를 도모하는 훈련장이에요. 이원성을 진화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죠. 인간이 육체의 옷을 벗고 나면 물질과 비물질 세계의 차이를 확연히 알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때가 늦게 돼요. [……] 모든 것은 프로그램이고, 그것은 스토리로 구성되죠. 그것을 인간들은 운명이라고도 하고 팔자라고도 하죠.
자신이 무아의 상태로 빠져들 수 있는 스토리, 그것이 최선의 창조이다. 세속적이고 지상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는 스토리는 전개되는 과정에서 스스로 초월성을 얻는다. 스토리의 목적, 명분, 가치를 따지지 말라. 그와 같은 3차원 세계의 제약이야 말로 스토리의 흐름을 숨 막히게 하고, 질리게 하고, 창의력이 고갈되게 만드는 불순한 명목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