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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6-08-24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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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문헌

책 정보

· 제목 : 회색문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8903
· 쪽수 : 248쪽

책 소개

'불길함을 응시하는 문장의 피카소처럼 명도만으로 이 어두운 시대의 심연을 그려내'는 강영숙의 다섯번째 소설집. 현대인의 일상을 파고드는 불안과 파국의 조짐을 세심하게 짚어내 무심하고 과감한 필치로 써 내려온 강영숙이 수년간 발표한 8편의 소설을 묶어냈다.

목차

귀향
폴록
불치不治
맹지盲地
해명海鳴
검은 웅덩이
가위와 풀
크훌―백신애풍으로

해설 | 상처, 그 신비한 열림에 대하여_이소연

저자소개

강영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아령 하는 밤》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회색문헌》 《두고 온 것》, 장편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부림지구 벙커 X》를 펴냈다. 한국일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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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태어났다고 기록된 곳에 한번 와보고 싶었다. [……] 그녀는 유독 어릴 때 들었던 어떤 말 때문에 늘 힘들었다. 니 에미가 낳은 애가 죽어서 니가 태어난 거야. 사내애였어. 그건 그녀의 부모들이 한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자주 들었다. [……] 그녀는 늘 그 애에게 미안했고 그 애의 목숨을 빼앗아 태어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아니 그 애를 대신해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엿같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늘 우울하고 말이 없는 아버지도 그 죽은 아이를 잊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널 대신해 사는 주제에 이렇게밖에 살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_「귀향」에서

잭슨 폴록의 그림을 본 건 딱 두 번뿐이었어. 한 번은 뉴욕에서, 또 한 번은 일본의 어느 시골 미술관에서였어. 미술에 대단한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폴록을 좋아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폴록이라는 이름의 어감 때문에 그의 그림을 좋아했던 것 같아. [……] 미국에서 폴록을 봤을 때, 그 전시실에 들어갔을 때 폴록의 경쟁자였던 빌럼 데 쿠닝과 마크 로스코, 그리고 폴록의 그림이 한 공간에 있었어. 나는 그냥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 그걸 본 것으로 내 생의 더러운, 비루한 일들을 덮자고. 아주 좋아하는 그림들이었어. 그제야 나는 알았던 것 같아. 뭐든 그냥 아주 잠깐 흘러간다는 걸. _「폴록」에서

수연은 자기 마음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은 거실 바닥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진욱이 보고 싶다거나 헤어져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이 아니었다. 모든 게 다 무서웠다. [……] 그리고 수연의 귀에 어떤 소리가 들렸다. [……] 엄마의 방 쪽을 쳐다봤다. 그녀는 금세 그것이 재즈 가수의 스캣 송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엄마의 방문을 열었다. 한여름도 아닌데 창은 조금 열려 있었고 엄마는 어깨를 웅크린 채 재즈 가수의 스캣을 연상시키는 신음을 내고 있었다. 공포에 들린 것처럼 목젖이 떨리며 나는 소리였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슬픈 소리였다. _「불치不治」에서

공터의 휠체어 탄 사람들도, 조금 가까이 있는 여고생들도, 의자에 앉은 파마머리 노인도 거대한 황사에 갇힌 불확실한 실루엣으로 보일 뿐이었다. 사실 모든 게 그랬다. 모두 다 불투명하고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진리였다. 눈앞을 죄다 가리는 돔 하늘과 황사는 잘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보다 믿을 수 없는 건 나 자신이었다. _「맹지盲地」에서

유진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했었어요. 유전자 이상이라고 해서 지워버렸죠. [……] 그런데 가끔 이상하게도 그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게 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낳아서 고생고생하며 키웠다면 누가 내게 큰 행복을 주었을까요? 웃기는 얘기죠. 얼마 전에는 딱 그 얼굴을 한 여자아이가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서 있는 모습을 봤어요. 저는 열 정거장이나 그 아이를 따라갔어요. 그 아이는 행복해 보였어요. 음악에 취해서요. 아, 당신한테 이런 얘기를 했군요. 저는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부터 울기 시작했어요. 펑펑 울었죠. 어차피 우린 다시 안 볼 사이니까 괜찮아요.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_「해명海鳴」에서

돌아서서 발을 한 짝 옮기는 순간, 정연은 발목이 꺾여 그 자리에 엎어지고 말았다. 정연의 얼굴은 논바닥에 붙었다. 들고 있던 가방은 저 혼자 날아가 논바닥에 처박히고 사과는 저만치 앞 논바닥 위에 떨어졌다. 정연은 뺨을 논바닥에 대고, 그 상태로, 눈을 감고 웃었다. 자꾸 웃음이 났다. _「검은 웅덩이」에서

내가 태어난 곳에는 바다가 없다. 그곳에는 박스 공장과 가죽 가공 공장과 타이어 공장과 자전거 수리점과 숨이 막히는 분지와 고리타분한 관습과 인본주의와 악을 적당히 감춰주는 안개만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곧 바다에 다다랐다. 파란 바닷물이 발에 닿는 순간, 나는 전율했다. 바닷물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안가에 서 있었다. 정유미 실장은 실크 정장을 입은 채 휴대폰을 귀에 붙이고 서서 바다를 상대로 호객 중이었다. 또 다른 정유미 실장과 박 아무개 실장과 양복과 양장을 입은 수많은 실장들이 해안가의 소나무처럼 늘어서서 우리를 따라왔다. _「가위와 풀」에서

도시로 돌아왔어요.
혼자서 빌딩 사이를 돌아다녔죠. 그러고 보면 난 늘 한밤중에 문 닫힌 건물들뿐인 도시에 대고 뭔가를 하소연했던 것 같아요._「크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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