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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9122
· 쪽수 : 150쪽
책 소개
목차
1부
비파나무가 켜지는 여름 /도착하는 빛 /숨의 세계 /다이버 /바난Banan /세노테 /극야 /딸기잼이 있던 찬장 /앵속의 여름 /노크하는 물방울 /엘보 /개인적인 비 /밀가루의 맛 /간절 /잠든 물
2부
뜻밖의 바닐라 /노팬티 /오를라와의 전희 /탑 속에서 /피의 절반 /금족령 /손차양 아래 /미기록의 날들 /상명(喪明) /자취 /날개의 맛 /목련이 자신의 극(極)을 모르듯이 /펄럭이는 홍백기 아래 /넝쿨 꿈을 꾸던 여름 /떠나는 나무 /해중림(海中林)
3부
별과 병 /불가촉 /꽃뿔 /순간의 손 /습기의 나날 /폭우 뒤편 /밤은 판화처럼 /풀비스 /눈송이의 감각 /당신 아내를 봤어요 /목요일의 오달리크 /불성실성의 별 /반려식물이 눈 뜨는 저녁 /수반 /생손 /붉고 무른 보석을 받고
4부
창문 뒤의 밤 /아목 /스프링클러 /라라라, 버찌 /두 겹의 물결 아래 /화어(火魚)가 담긴 어항 /잠의 검은 페이지를 건너는 /펨돔 /움트는 뼈 /초록의 쓰임새 /지워지는 씨앗 /근린 /알비노 /서쪽 물가의 사람 /물 발자국
해설 | 상징과 유비의 연금술ㆍ오형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라져가는 결정들을 마지막까지 바라본다. 속눈썹이 모조리 흩어질 것 같아. 그림자를 떼어놓기 위해 멀리까지 날아오르고 싶었는데. 나는 눈송이를 모른 채 눈송이를 기다린다. 혀끝에서 사라지는 날개의 맛. 얼었다 녹은 것들은 외롭지. 내리던 비가 눈이 되고 다시 비가 흰 것들을 그르치는 이 세계에서.
―「날개의 맛」 부분
젖은 밤들이 눈가에 길게 눕는다. 몸에도 필요치의 어둠이 있어 우리는 깜빡이는 눈꺼풀로 얼룩들을 필사하는가. 커튼을 내리면 창 사이로 헤아릴 수 없는 글자들이 번져들고.
밤마다 자신 안으로 잠수하려 불을 끄고 이불을 덮는 자여. 일정량의 암흑을 노역하는 이들이여. 빛나기 위해 깨어지는 것들이 낭자한 밤. 감은 눈을 손으로 누르면 밤의 만화경이 천천히 돌아간다.
―「창문 뒤의 밤」 부분
수자(水子)는 제 살을 모르네 잠시 지었다가 풀어버린 직물처럼, 흔적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있었지 출렁이는 몸 안팎의 숨을 버리며 새어 나오는 묽은 살결들 저, 물이라는 깊은 상처
―「서쪽 물가의 사람」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