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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신영배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7-05-17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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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책 정보

· 제목 :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0029
· 쪽수 : 162쪽

책 소개

문학과 지성 시인선 497권. 신영배의 네번째 시집. 물과 그림자를 경유해 흐르고 유동하는 여성으로서의 타자화된 신체를 포착하며, 환상적이고 기이한 무정형의 시 세계를 선보여온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신의 시 세계 속으로 독자들을 적극 끌어들인다.

목차

물랑
음악을 만들 때 /혼자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물결을 그리다 /미미 물랑 /이쪽으로 조금만 가면 /겨우 /아마 /말 풍경 /입과 지느러미 /초대 /초록의 방 /소녀와 달빛 /고무줄놀이 /숨바꼭질 /소녀와 꽃의 사정 /달과 나무 아래에서 /검은 수평선 /물방울들의 밤

물랑
걷기 /기울어지며 /붉은 모래언덕 /발끝이 흔들린다 /밤의 물가에서 /딸들은 괜히 웃고 괜히 슬프다 /욕조와 노을 /그녀와 소녀가 걸어갔다 /검은 들판 /밤의 그림 동화 /욕조 식물 /집과 구두 /발목과 꽃 /검은 물방울 /건드리지 마 /달 구두 /꽃병 유영

물랑
물랑의 노래 /그녀의 끝 /알 수 없어서, 그녀를 /두 음 사이 /사랑하는데 뭐가 문제야 /거리 /물결 속에서 /끝없이 눈이 내리는 /끝에서 /나무 아래에서 /조금은 행복하게

물랑
어느 날 쓴다는 것은 /골목의 빛 /떠다니며 /파도 /시집과 발 /유리창 공중 /흐린 날에 결씸 /창가에 시집이 놓여 있다 /소파는 계속 낡아갔다 /선물처럼

물랑
나가는 문은 이쪽입니다 /물방울무늬 /발과 지느러미 /음악을 만들 때 /해변으로 /내가 밟았던 것은 무엇일까 /아픈 그림자와 달빛의 박자로 /건드린다 /슬프게 끝나는 1/하얀 숲 /소녀와 고무줄놀이 /물랑

해설|여성적인 것의 숨결과 살갗·이 찬

저자소개

신영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 충청남도 태안에서 태어나, 2001년 계간 『포에지』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기억이동장치』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물속의 피아노』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물모자를 선물할게요』 『물안경 달밤』과 산문집 『물사물 생활자』를 펴냈다. <김광협문학상> <김현문학패> <영남일보 구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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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소녀는 잠을 잔다 나무의 발목에서 우물의 옆구리까지 걸어간다 그사이 태어난 아기를 훔친다 아기를 달과 함께 우물에 던진다 엄마는 달려와 물을 퍼낸다 소녀는 계속 잠을 잔다 우물의 겨드랑이에서 나무의 손목까지 걸어간다 그사이 태어난 아기를 나무 위로 던진다 달과 함께 아기가 나뭇가지에 걸린다 엄마는 나무를 가만가만 타고 오른다 소녀는 잠을 잔다 나무의 목에서 공중의 물까지 걸어간다 그사이 태어난 아기를 지붕 위 달 옆에 올려놓는다 엄마는 집을 납작하게 찌그러뜨리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누가 아기를 여기다 낳아 놓았나! 엄마가 아기를 안는다 소녀는 계속 잠을 잔다
―「소녀와 달빛」 전문


멀리서 집은 쓰러졌고 바람이 달려온다
소녀는 발로 그림자를 꾹 누른다

저녁이 그림자를 허문다
어둠 속에서 소녀는

살기 위해 단단해지는
단단해지기 위해 고요히 젖는

나무
그리고 소녀가 서 있다
―「검은 수평선」 부분


여자들이 빗속을 걸어갑니다 젖은 구두로 초대되었던 여자들 말이에요 빗속에서 여자들은 벗습니다 말로 지은 옷들을 물에 흘려보냅니다 알몸으로 여자들은 걸어갑니다 물로 새로운 말을 지을 수 있을까요?
다음 초대에도 오세요
알몸이어도 좋아요
물로 음악을 준비하겠습니다
흩어져서 별빛!
맨발로 와서 말이 없던 당신! 길은 어둡고 말은 빛을 잃었습니다 당신은 말을 찾아 헤맵니다 발끝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그 끝을 쫓으며 말이 반짝입니다

―「나가는 문은 이쪽입니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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