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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0319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애플 스토어
모두의 밖
모자는 왜
지구로 못 돌아와도 좋다
애플 스토어
하루
의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지구에서 고독하다
뜻밖의 지구
애플 스토어
거위를 따라갔던 밤
모두 고양이로소이다
15분 동안 눈보라
당일 오픈
밤낮
검은 모래
애플 스토어
봄셔츠
밤낮
검은 그림
우리는 진열되었다
플라밍고
플라밍고
이쪽이거나 저쪽
죽은 사람 좀 불러줄래요?
뛰는 심장
기둥 뒤에 소년이 서 있었다
구름 드로잉
귀 드로잉
쇼룸
빛을 펼쳐라
어쩌면 버렸다
당신이라니까
부리가 생긴 자화상
실내복
호주머니칼
후렴
쇼룸
욜
악수합시다
큐브
4월의 기도
4월의 기도
삼백
검은 홍합
사월四月 사월斜月 사월死月
사월四月 사월斜月 사월死月
사월四月 사월斜月 사월死月
아이에게
목소리들
큐브
한 편의 생이 끝날 때마다
이것은 절망의 노래
밤낮없이
작고 낮은 테이블
방문객
천사의 날개
이것은 사랑의 노래
사람은 탄생하라
밤낮없이
오늘은 천사들의 마지막 날
오늘은 천사들의 마지막 날
애플 스토어
엄마가 너무 많다
엄마와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을 때
이것은 희망의 노래
해설 / 희망을 꿈꾸는 천진한 행진 - 박상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뒤표지 산문]
셔츠를 입은 사람과 셔츠를 입은 사람을 보고 있는 사람.
이쁘다. 마주 서서 단추를 하나하나 채워줄 때.
잘 다녀와. 어깨를 쓸어줄 때. 알맞은 길이의 셔츠 소매를 괜히 걷었다 다시 내릴 때.
재미있는 시간 보내고 와. 채워진 단추에 시선을 주며 시간을 세어볼 때. 손 아니고 소매 깃을 살짝 잡아볼 때.
그러고는. 금방 와. 구겨진 곳 없는 등을 쓰다듬으며 따라갈 때.
남겨지는 적막. 발소리. 슥슥. 슥슥. 셔츠의 팔 안쪽과 옆구리 스치는 소리.
조금만 더 보이지 않는 셔츠를 떠올리자. 보이지 않는 셔츠는 구하고 싶은 셔츠. 마음이 원하는 형상.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간절함 너머까지 닿아보자. 하나의 감각 기관이 박탈당하면 고도의 집중력이 생긴다. 이것은 절박한 생존이다. 한 이야기에서, 눈먼 사람은 수술실에 들어갔고 눈먼 동료들은 수술실 앞까지 일렬로 손을 잡고 걸어간다. 손은 하나가 아니어서 오른손을 잡히면 왼손을 다른 이에게 내밀었다. 본 적 없는, 볼 수 없는 이들은 침묵한다. 전력을 다해. 생각의 형상에 닿기 위해.
셔츠가 나타날 때까지 셔츠를 떠올리는 일. 셔츠를 만지는 일. 셔츠가 생겨날 때까지 셔츠를 생각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