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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4904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재희_박상영
인터뷰_박상영x김신식
우리들_정영수
인터뷰_정영수x강동호
몫_최은영
인터뷰_최은영x조연정
리뷰
책속에서
K3의 부고 문자를 받은 건 그즈음이었다. 교통사고라고 했다. 그토록 아끼던 K3가 결국 관이 되어버렸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났을 때 비로소 나는 그와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의 긴 미래를 상상해왔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보낸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
나는 짐을 싸서 서울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재희」
모든 것이 끝난 뒤에 그것을 복기하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일이니까. 그것은 과거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아닌 과거를 새로 살아내는 것과 같은 일이니까. 그러나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고독한 일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글을 쓰다가 어쩌면 내가 영원히 혼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그게 문득 참을 수 없이 두려워졌다.
―「우리들」
정윤이 자기감정을 철저하게 숨기지 못했다고 지금의 당신은 생각한다. 희영에 대한 호감, 그녀가 쓴 글에 대한 애정, 희영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희영과 함께하는 시간의 기쁨 같은 것들을 정윤은 제대로 감추지 못하여 당신을 외롭게 했다. 정윤은 공평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기에 그런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당신 눈에 보였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그런 공기를 읽는 사람이었으므로, 당신은 느낄 수 있었다.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