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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4911
· 쪽수 : 100쪽
책 소개
목차
아무도 모르는 기적 7
해설 86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을이면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는 두들 마을은, 읍내로 이어지는 한길에서보다 비행기에서 더 잘 보이는 마을이었다.
준호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손에는 처음 아버지가 사준 신발과 방금 가게에서 몰래 낚아챈 신발 한 켤레가 들려 있었다. 그때서야 준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생각엔 어머니의 신발을 가져온 그 자리에 아버지가 사준 자신의 신발을 대신 놓고 오려고 했었다. 그러나 경황 중에 바꿔치기한다는 것을 까먹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신발 가게로 되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곱다시 잡히고 말 것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자신의 곁에 꼭 붙어 있으라고 신신당부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준호는 가슴속에서 쿵 소리가 나도록 놀랐다. 어떻게 하다가 아버지의 손을 놓친 것인지 그것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중에 누가 호식당할 사람인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걸 알고 있는 상대는 지금 길 한복판에 버티고 있는 산신령뿐입니다. 그러니 그 당사자를 가려내는 방법을 저 산신령님께 일임할 수밖에 없어요. 당신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선택되면 이 차에서 내려서 산신령님의 심판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 길만이 남아 있는 모두가 살아남는 길입니다. 대를 위하여 소가 희생되는 것이지요. 아시겠습니까? 방법은 자기 윗도리를 벗어서 산신령님께 한번 던져보는 것이지요. 반드시 어떤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내던진 옷을 낚아채서 마냥 물고 있든지, 아니면 멀리 던지든지, 두 가지 중에 한 가지 태도를 보일 것이지요. 모두 그렇게 하겠습니까?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