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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035246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Ⅰ (하이델베에르만에 대한 책)
Ⅱ (알 수 없는 마음에 관한 책)
Ⅲ (Wo Europa anfängt? 유럽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Ⅳ (앙길베르의 시집)
Ⅴ (로마력 새해 첫날에 바쳐진 책)
Ⅵ (니타르의 죽음에 관한 책)
Ⅶ (성녀 욀랄리의 세퀜티아)
Ⅷ (에덴에 관한 책)
Ⅸ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책)
Ⅹ (Liber eruditorum석학들의 책)
옮긴이의 말 ․ 프랑스어 탄생의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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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옛날에는 말들이 자유로웠다.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게 뭔지 이제 잘 알게 됐어요. 근데 당신은, 나의 지성과 아름다움 대신에 뭘 주실래요?”
“나의 용기와 두려움이요.”
“앞의 것만 받을게요.”
“그 둘이 하나인 걸요.”
“앞의 것에 힘을 쏟았더라면 그게 하나가 되었을 텐데요.”
“전혀 아니에요. 두려움이 용기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거든요. [……] 나는 반쪽짜리 왕자예요. 잡종 왕자. 하지만 원정의 피로나 산악의 눈, 전투의 난폭성, 느닷없이 닥칠 죽음 따위를 두려워하진 않아요.”
“그렇다면 당신의 두려움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내가 돌아오면, 당신이 내 사람이 될 건지 말해주세요. 나와 결혼해주지 않을까 봐 그게 두려워요.”
마음 깊이 도사렸던 두려움이 이거였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그가 두려워하는 거였다. 사랑하는 대상 앞에서의 유약함, 바로 이것이 유일한, 그러나 엄청난 두려움 이었다. 어릴 때부터 냉정하거나 화가 나 있는 얼굴들만 봐온 그였다. 그의 존재가 걸리적거린다든가, 그의 요구에 역정을 낸다든가, 그가 어린 탓에 지친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그럴 때면 그들의 준엄한 눈초리를 피해 멀리 가서 흐느껴 울었다.
쌍둥이 동생인 니타르만은 그의 눈물을 알았고, 그의 물러남을 지켜주었고, 그의 도주를 모르는 척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아르트니는 사람들의 냉혹한 시선에서 벗어나 먼 곳에서 흐느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