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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035277
· 쪽수 : 374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문플릿 마을
제2장 홍수
제3장 비밀을 알게 되다
제4장 납골당에서
제5장 구조되다
제6장 폭력 행사
제7장 입찰 경쟁
제8장 상륙
제9장 심판
제10장 도주
제11장 바닷가 동굴
제12장 장례식
제13장 만남과 작별
제14장 우물집
제15장 우물
제16장 보석
제17장 이메헨에서
제18장 후미에서
제19장 해변에서
옮긴이의 덧붙임
책속에서
지난 며칠간 얼마나 불행한 일들이 일어났던가! 우선 ‘괜찮군!’을 잃었다. 그것만으로도 불행하기 짝이 없는데, 밀수꾼에 살인범 누명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그게 두 번째 불행이고,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불행은 내 다리가 부러진 탓에 도망치기가 어려워진 것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또렷하게 내 눈앞에 떠오른 것은 아침 해를 배경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던 그 잿빛 얼굴이었다. 이 사실을 그레이스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자, 원수인 그를 되살릴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라도 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글레니 신부님한테 들은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사람들이 ‘검은수염’이라고 부르는 존 무훈 대령은 젊은 시절부터 낭비가 심했고, 방탕한 생활로 전 재산을 탕진했다. 급기야 마지막 궁지에 몰리자 왕당파에서 반역자로 변신하여, 캐리스브룩성에 갇힌 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왕관에 장식된 다이아몬드 한 개를 뇌물로 받고 왕을 풀어주기로 했다. 그런데 보석을 손에 넣자 그는 다시 배반을 저질러 왕의 방으로 병사들을 안내했다. 감방에 들어간 병사들은 탈출하려다 창살 틈새에 끼어 있는 왕을 발견했다.
그 후로는 아무도 ‘검은수염’을 믿지 않았고, 그는 결국 지위를 잃고 빈털터리로 문플릿에 돌아왔다. 그는 빈둥거리며 세월을 보냈지만, 죽을 때가 가까워지자 두려움에 차서 위안을 얻기 위해 성직자를 불렀다. 신부님의 권고에 따라 유언장을 만들고, 그의 유일한 유산인 다이아몬드를 문플릿의 무훈 구빈원에 남겼다. 이 구빈원은 그가 빼앗아 폐허로 만든 건물이었다. 게다가 구빈원은 그의 유언으로 전혀 이익을 얻지 못했다. 유언장이 개봉되었을 때, 구빈원에 유산을 준다는 말은 분명히 쓰여 있었지만 보석이 어디 있는지는 한마디도 없었기 때문이다.
“얘야, 나는 사람들이 온갖 이유로 목숨을 건다는 걸 알고 있다. 황금이나 사랑, 증오 같은 이유로 말이지. 하지만 나무나 시내나 돌멩이 따위를 보려고 목숨을 걸겠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누가 어떤 장소나 마을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실은 그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 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뜻이겠지. 그래서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그곳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