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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날개 환상통

김혜순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9-03-31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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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책 정보

· 제목 : 날개 환상통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5307
· 쪽수 : 312쪽

책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527권. 몸으로 시를 쓰는 시인, '시하는' 시인, 하여 그 이름이 하나의 '시학'이 된 시인이 있다. 2019년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김혜순이다. 그가 전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이후 3년 만에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을 출간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사랑하는 작별
새의 시집
고잉 고잉 곤
쌍시옷 쌍시옷
날개 환상통
새의 반복
날개 냄새
찬란했음 해
새는 물음표 모양으로 서 있었어요
바닥이 바닥이 아니야
비탄 기타
이별부터 먼저 시작했다
얘야 네 몸엔 빨대를 꽂을 데가 많구나
10센티
오감도 31
안새와 밖새
새들의 영결식
Korean Zen
양쪽 귀를 접은 페이지
새의 호흡기 질환에 대하여
새, 소스라치게
티라누스 멜랑콜리쿠스

2부 나는 숲을 뾰족하게 깎아서 편지를 쓴다
우체통
숨을 은
almost blue
불쌍한 이상李箱에게 또 물어봐
불안의 인물화
그믐에 내용증명

몬스터
송곳니
어느 작은 시
더 여린 마음
우체국 여자
엄마의 팽창
미리 귀신
이 소설 속에서는 살고 싶지 않아
뾰족한 글씨체

3부 작별의 공동체
작별의 신체
이 상자에 손을 넣을 수는 없다
날아라 병원
레시피 동지
새를 앓다
우리에게 하양이 있을까
피읍 피읍
새의 일지
찢어발겨진 새
이 나라에선 날지 마
새 샤먼
그 사진 흑백이지?
부사, 날다
해파리의 몸은 90퍼센트가 물이다

4부 여자들은 왜 짐승이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화장실 영원
사라진 엄마 사라진 부엌
들것
않아
중절의 배
물구나무 팥
마취되지 않는 얼굴
폭설주의보
합창대
할머니랑 결혼할래요
흉할 흉
올빼미
원피스 자랑
수레의 컴컴한 덮개 아래 흑단으로 만든 화려한 관들이 검푸른 털로 빛나는 장대한 암말들에게 바삐 끌려가고 있다
자폐, 1
자폐, 1000
구속복
낙랑의 공주
여자의 여자
최면의 여자

제5부 리듬의 얼굴
리듬의 얼굴

해설 ‘새-하기’와 작별의 리듬 - 이광호

저자소개

김혜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입선, 1979년 〈문학과지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지은 책으로 시집 《또 다른 별에서》,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 《어느 별의 지옥》, 《우리들의 음화》, 《나의 우파니샤드, 서울》, 《불쌍한 사랑 기계》,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한 잔의 붉은 거울》, 《당신의 첫》, 《슬픔치약 거울크림》, 《피어라 돼지》, 《죽음의 자서전》, 《날개 환상통》,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시산문집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 산문집 《여자짐승아시아하기》, 시론집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여성, 시하다》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뒤표지 글]

이번엔 시가 나를 ‘새하게’ 했다.
그런 다음 나를 날지 못하게 하고, 날개를 꺾었다.

그러므로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신발을 벗고 난간 위에 올라서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면
소매 속에서 깃털이 삐져나오는
내게서 새가 우는 날의 기록
새의 뺨을 만지며
새하는 날의 기록

공기는 상처로 가득하고
나를 덮은 상처 속에서
광대뼈는 뾰족하지만
당신이 세게 잡으면 뼈가 똑 부러지는
그런 작은 새가 태어나는 순서

새하는 여자를 보고도
시가 모르는 척하는 순서
여자는 죽어가지만 새는 점점 크는 순서
죽을 만큼 아프다고 죽겠다고
두 손이 결박되고 치마가 날개처럼 찢어지자
다행히 날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종종 그렇게 날 수 있었다고
문득 발을 떼고
난간 아래 새하는
일종의 새소리 번역의 기록
그 순서

밤의 시체가 부푸는 밤에
억울한 영혼이 파도쳐 오는 밤에
새가 한 마리
세상의 모든 밤
밤의 꼭지를 입에 물고 송곳같이 뾰족한
에베레스트를 넘는 순서

눈이 검고 작아진 새가
손으로 감싸 쥘 만큼 작아진 새가
입술을 맞대어도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새가
새의 혀는 새순처럼 가늘고
태아의 혀처럼 얇은데
그 작은 새가
이불을 박차고 내 몸을 박차고
흙을 박차고 나가는 순서

결단코 새하지 않으려다 새하는 내가
결단코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라고 말하는 내가

이 삶을 뿌리치리라
결단코 뿌리치리라

물에서 솟구친 새가 날개를 터는 시집

시방 새의 시집엔 시간의 발자국이 쓴 낙서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연필을 들고
가느다란 새의 발이 남기는 낙서
혹은 낙서 속에서 유서

이 시집은 새가 나에게 속한 줄 알았더니
내가 새에게 속한 것을 알게 되는 순서
그 순서의 뒤늦은 기록

이것을 다 적으면
이 시집을 벗어나 종이처럼 얇은 난간에서
발을 떼게 된다는 약속
그리고 뒤늦은 후회의 기록
―「새의 시집」 전문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그 콩 두 개로 꿈도 보나요?)

지금은 식사 중이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는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걸어가면서 머리를 올립니다
걸어가면서 피를 쌉니다

그 이름, 새는
복부에 창이 박힌 저 새는
모래의 날개를 가졌나?
바람에 쫓겨 가는 저 새는

저 좁은 어깨
노숙의 새가
유리에 맺혔다 사라집니다

사실은 겨드랑이가 푸드덕거려 걷습니다
커다란 날개가 부끄러워 걷습니다
세 든 집이 몸보다 작아서 걷습니다

비가 오면 내 젖은 두 손이 무한대 무한대

죽으려고 몸을 숨기던 저 새가
나를 돌아보던 순간
여기는 서울인데
여기는 숨을 곳이 없는데

제발 나를 떠밀어주세요

쓸쓸한 눈빛처럼
공중을 헤매는 새에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들어오면 때리겠다고
제발 떠벌리지 마세요

저 새는 땅에서 내동댕이쳐져
공중에 있답니다

사실 이 소리는 빗소리가 아닙니다
내 하이힐이 아스팔트를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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