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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5390
· 쪽수 : 131쪽
책 소개
목차
김수온 「한 폭의 빛」
인터뷰 김수온X김신식
백수린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인터뷰 백수린X이광호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인터뷰 장희원X조연정
리뷰
책속에서
거실 창가에 놓인 일인용 소파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 여자의 작은 몸집이 소파에 다 가리어져 있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거라곤 소파 바깥으로 나와 있는 팔과 다리가 전부다. 마른 팔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고 다리가 벌어져 있으며 고개는 뒤로 꺾여 등받이 위에 놓여 있다. 그 상태로 슬며시 눈을 떠 천장을 빤히 응시한다. 여자는 며칠째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잠에서 깨어난다. 하루의 피로가 한순간에 몸을 덮치고 혼곤한 잠으로 끌고 들어간다. 아무리 떠올려보아도 잠들기 직전의 기억이 없으며 매일 낯설고 두려운 기분에 사로잡혀 하루를 시작한다.
_「한 폭의 빛」
여자는 그의 옷을 벗기기라도 할 것처럼 남자를 맹렬히 쳐다보았다. 창틀 아래로 드러나지 않은 남자의 몸을 상상했다. 그녀는 이토록 더럽고 위험한 곳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적인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에 당혹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아이를 낳은 이후, 남편이 손을 뻗어올 때도 무언가를 느낀 적은 없었다. 나체의 집 위로 오후의 햇살이 쏟아졌고 지붕은 불타오르는 듯 이글거렸다.
최초의, 최연소, 국내 초연.
그는 틀림없이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어봤겠지? 불현듯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_「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그러니까, 이 집에는 아들과 흑인 노인, 어린 여자애가 함께 사는 셈이었다. 재현과 아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내는 아들이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민영에게 옆자리를 내주며 앉으라고 권했다. 민영은 다리가 저리는지 가는 다리를 쭉 뻗었다. 허벅지에 있는 문신이 또렷하게 보였다. 아내는 조심스럽게 민영에게 말을 걸었다. 주저하는 태도였지만 그는 충분히 그 속에서 이 어린 여자애에게 이것저것을 묻고 싶어 하는 아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_「우리[畜舍]의 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