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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2035406
· 쪽수 : 171쪽
책 소개
목차
52hz
봄이 지나가다
소희
퍼니랜드
유자마들렌
청개구리 심야식당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남자애한테는 끌리지가 않아.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내가 있는 거 같아.”
“……”
“보통 고래들은 12hz에서 25hz로 소리를 내는데 52hz로 소리를 내는 고래가 있대. 어떤 고래도 그 고래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나 봐. 걔들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야.”
기정이 뜬금없이 고래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에 내 마음이 붙들렸다. 얼마쯤 지나 기정이 고래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허밍으로 하고 나도 따라 했다. 가슴이 알알하면서 알 수 없는 기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52hz」)
이상하게 마음에 평온이 찾아왔다. 이대로 모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기를 바랐다. 내 안의 샘이 넘쳐나기를, 그래서 나라는 존재가 더욱 투명해지기를. 하지만 내가 넘어져준 게 아니라 넘어졌다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그것도 제대로 엎어진 느낌이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차피 바닥이라면 기어오르는 수밖에. 단, 어떤 식으로든 짚고 넘어가야지. 그런 뒤에야 비로소 다시 일어설 수 있을 테니까. 지금까지 나는 뭐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지 못하고 남의 눈을 의식하는 데 급급했다. 이제 더 이상 그런 나는 없을 것이다. (「봄이 지나가다」)
네가 괜찮은 애 같아서. 소희의 목소리가 귀에 쟁그랑거렸다. 이렇게 형편없는 나를 그렇게 말해준 소희였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나는 소희를 외면한 셈이었다. 그런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그러지도 못하고, 도리어 소희를 원망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지, 아파 죽겠으니까 빨리 오라고 소리라도 지르지. 욕이라도 퍼붓지. 내가 비겁하게 물러서지 못하도록 나를 붙잡지 그랬어. 아니,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냈어야지. 어떻게든 버텨냈어야지. 그렇게 가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 너답지 않잖아. (「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