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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이영주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19-09-25
  |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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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책 정보

· 제목 :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5765
· 쪽수 : 144쪽

책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532권. 2019년 올해로 등단 19년을 맞은 이영주 시인의 네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의 독특한 시 세계를 만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야기, 무엇도 할 수 없는 자리에 붙박여버린 이야기를 시작한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십대
첫사랑
방화범
숲의 축구
기념일
교회에서
여름에는
개와 나
빈 노트
숙련공
소년의 기후
은, 멈추지 않는 소년
유리 공장
양조장
해변의 조우
아침
여름의 애도

2부
집들이
영혼이 있다면
폭염
손님
우유 급식
단어들
독서회
한밤의 독서회
없는 책
문장 연습
오래전 홍당무
게스트 하우스
친구를 만나러
축구 동호회

3부
외국 여행
유광 자원
잔업
육식을 하면
슬픔을 시작할 수가 없다
광화문 산책
4월의 해변
광화문 천막
해바라기
북해도
우물의 시간
목수 일기
무한
엄마의 과일청
여름
열대야
이집트 소년

4부
낭만적인 자리
녹은 이후
영토
박쥐들의 공원
결혼
병 속의 편지
아침 식탁
아홉 걸음
휴일
북해도 여관
독립
빈 화분
친구의 집
연대

해설
기록할 수 없는―공포와 부정의 이야기 조재룡

저자소개

이영주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0년 〈문학동네〉로 등단. 시집『108번째 사내』『언니에게』『차가운 사탕들』『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 그 여자 이름이 나하고 같아』, 공동 산문집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답고 잔인하지』 등을 냈다. 영문 번역시선집『cold candies』로 2022년 미국 루시엔 스트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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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뒤표지 글]

너무나 아름다운 빛을 내는 저 별에는 독가스가 가득하고 황산비가 내리지. 그 말을 듣고 영화의 주인공은 말한다. 바로 저거야! 저걸 들여다봐야겠어! 때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복 재생되는 장면이 있다. 새장에서 태어나는 새도 날개가 있다. 새장 문은 열리지 않는다. 친구는 자신의 바다에 썰물이 없다고 썼다. 빠져나가고 싶어 하던 그 친구는 노르웨이로 갔다고 한다. 그때, 나는 그 책을 왜 껴안고 있었을까. 그런 방식으로 시간이 쪼개졌다. 아름다운 괴물도 그렇게 지나갔다.


다 자란 소녀를 입양하는 것은 어떨까. 머리가 부서진 인형이 말을 한다. 검은 레이스가 펄럭거린다. 입을 벌리지 않고 말을 할 수 있다. 글쎄. 팔이 부러진 인형이 팔짱을 끼다 말고 중얼거린다. 찢어진 퍼프소매 사이로 철사 끈이 뻗어 나와 있다. 소녀란 다 자랄 수가 없는데. 자란 것이 없고 자랄 것이 없어서 소녀라고 부르지 않나. 머리가 부서지고 팔이 부러진 인형끼리 말을 한다. 내가 본 소녀들은. 버려진 상자 안에서 심각한 복화술이 이어진다. 그때 우리는 상자 밖에서 온전한 구체를 움직일 수 있었지만. 말을 할 때마다 머리통과 팔뚝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진다. 소녀들은 우리를 입양하면 이름을 붙여주곤 했었지. 기억나지? 이름이란 기억해야 이름인데. 머리가 부서진 인형의 눈썹이 조금씩 떨린다. 젠장. 반밖에 안 남은 머리통으로 뭘 기억하라는 거지. 상자 밖으로 뻗어 나간 철사 끈을 누군가가 밟고 지나간다. 왼쪽으로 굽은 인형의 팔이 너덜너덜하다. 내가 한 팔로 너를 안을 수 있다면. 조금씩 부서지면서 옆으로 갈 수 있다면. 소녀들이 골목에 모여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말을 한다. 울음을 참듯이 배에 힘을 주면 가능하지. 누군가가 기록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조용한 대화라니. 소녀들은 자라기를 멈출 때마다 이곳에 와서 인형처럼 말을 한다. 서로의 머리통을 만져주고 부러진 팔에 흰 붕대를 감아준다. 그런데 네 이름이 뭐였지. 소녀들이 상자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산산조각이 난 구체 관절을 붙여본다. 자꾸만 떨어지는구나. 애초부터 우리는 자신을 입양해야만 했어. 태어나면서부터 그럴 기회가 없었지. 거울이 깨진 진열장 앞에서 소녀들은 말이 고인 깊숙한 내부를 들여다본다. 서로를 바라보며 말없이 대화를 한다.
―「빈 노트」 전문


슬픔을 시작할 수가 없다
너의 몸을 안지 않고서는
차갑고 투명한 살을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쓸어보지 않고서는

1년 동안
너는 바닷속에서 물처럼 흘러가고 있다
너는 심연 속에서 살처럼 흩어지고 있다
발이 없어서 우는 사람

오래전부터 바다는 잠을 자고 있어서
죽음을 깨우지 못한대
너는 묘지도 없이 잠속에서 이를 갈며 떨고 있다
너는 죽음을 시작할 수가 없다

산 자들은 항상 죽은 자 주위로 모여든다고 하는데
우리는 슬픔도 없이 모여 있다
진정한 애도는 몸이 없이 시작되지 않는다

모든 비밀은 바닷속에 잠겨 있다
바다에서 죽지 않는 손이 올라온다
그 손을 잡아끌어 올려야 한다
―「슬픔을 시작할 수가 없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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