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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6083
· 쪽수 : 397쪽
책 소개
목차
도둑맞은 가난 | 겨울 나들이 | 공항에서 만난 사람 | 침묵과 실어失語 | 해산바가지 |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 |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 꿈꾸는 인큐베이터 | 환각의 나비 | 빨갱이 바이러스 | 해제 소멸과 복원의 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렇게 입이 걸고 안하무인인 무대소와 우리가 오래도록 거래를 계속했던 것은 물론 그녀의 무대소스러운 유능함 때문도 있었지만, 그 터무니없는 당당함에 압도당한 때문도 있었다. 그 무렵엔 참으로 당당한 사람이 귀했다. 그녀가 거침없이 잘난 척하는 게 밉살스럽다가도 문득 부럽고 보배로워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공항에서 만난 사람」
나 때문에 사고를 당할 뻔한 차들이 서너 대 붙어 서서 어떤 남자는 내려서서, 어떤 승객은 차 유리만 내리고 삿대질을 하면서 욕들을 한다. 미친년, 쌍년, 미치려면 집 안에서 곱게 미쳐라, 뭐 그런 소리일 것이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그들의 욕이 나에겐 강바람보다 더 상쾌하다. 질식할 듯한 실내에서 뛰쳐나와 마시는 신선한 바깥공기처럼 나는 그들의 욕을 달게 호흡한다. 그들은 나에겐 말할 기회를 안 주었기 때문에 나는 바람 쐬는 자세로 머리를 나부끼며 그냥 서 있다. 기분이 상쾌하니 아마 미소까지 짓고 있을 것이다.
「꿈꾸는 인큐베이터」
느희들이 다시 모셔 가라고 빌면 모를까, 내 입에서 먼저 모셔 오겠다는 소리가 나올 줄 알구, 하는 영주의 앙심과, 한번 모셔 온 이상 누나가 애걸복걸이나 하면 모를까 다시 어머니를 내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영탁이의 고집은 상반된 것 같으면서도 실은 같은 것이었다. 그들이 모시고자 한 것은 어머니가 아니라, 아들이 있는데도 딸네에 의탁하거나 거기서 죽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치욕이라는, 관념이었으니까.
「환각의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