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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2317434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 한국어판 서문
1장 의문형의 희망 - 사이토 미쓰구 시집 『너는, 티끌이니』에 부쳐
-너는, 티끌이니-사이토 미쓰구
2장 나는 왜 글쟁이가 되었는가
어린 시절-첫 단편소설
시집 『8월』-고등학교 1학년, 조국과의 첫 만남
대학 시절-현장도 없고, 독자도 없던
‘민족 문학’과의 만남
-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김수영
서양미술순례-미술과의 대화
그 후-일본을 ‘현장’삼아
* 시집 『8월』
3장 시의 힘
제1부 루쉰과 나카노 시게하루
동아시아-일본이 침략 전쟁 혹은 식민지 지배를 했던 지역
탈원전운동도 평화운동
엇갈린 만남
- 코코아 한 스푼-이시카와 다쿠보쿠
희망
어떤 측면-나카노 시게하루
망각을 위한 기념
서정시 형태의 정치적 태도 결정
제2부 조선의 시인들-‘동아시아’ 근대사 속에서
역사적 분기점
-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지금도 일본인에게 묻고 있는‘3·1독립선언’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조선.오키나와.후쿠시마
생략해서는 안 되는 것
- 별헤는 밤-윤동주
번역에서 보이는 식민지주의의 심성
- 서시-윤동주
안락사하는 일본 민주주의
한국민주화 투쟁.노동운동 속에서
- 겨울 공화국-양성우
- 노동의 새벽-박노해
- 서른, 잔치는 끝났다-최영미
- 돌-정희성
- 세상이 달라졌다-정희성
시인이란 침묵해선 안 되는 사람
4장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둘러싼 단상 - ‘새로운 보편성’을 찾아서
‘한국문학’이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문학’이 지닌 한계성과 보편성
5장 경계를 넘은 자의 모어와 읽기 쓰기 - 어느 재일조선인 1세 여성의 경험에서
어머니가 남긴 노트
어머니 앞을 막아섰던 네 개의 벽
배움의 원동력
‘배우지 못한’ 것의 강함과 괴로움
풍성한 이야기를 떠받쳤던 민중적 네트워크
‘참된 목소리’를 어디까지 담아낼 수 있는가?
역경이 불러온 만남, 언어의 획득
모국어를 일본인의 틀 밖까지 펼쳐내다
국민(nation)의 틀을 넘어서는 언어교육을
6장 ‘증언불가능성’의 현재 - 아우슈비츠와 후쿠시마를 잇는 상상력
「지상의 유력자들이여, 새로운 독의 주인이여」
- 폼페이의 소녀-프리모 레비
제노사이드 문학의 ‘불가능성’
표상의 한계
『안네의 일기』의 교훈
프랑클과 레비
동심원의 패러독스
7장 패트리어티즘을 다시 생각한다 - 디아스포라의 시점에서
어느 택시 기사와의 대화
향수와 국가주의
가족애와 애국심
‘패트리어티즘’이라는 용어
8장_픽션화된 생명
- 산다는 것-이시가키 린
* ‘돌아선 인간’의 저항-후기에 갈음하여
* 작품 해설
*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시에는 힘이 있을까? 문학에 힘이 있을까? 의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시의 힘’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우리를 끝없이 비인간화하는 이 시대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시와 문학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략) ‘저항’은 자주 패배로 끝난다. 하지만 패배로 끝난 저항이 시가 되었을 때, 그것은 또 다른 시대, 또 다른 장소의 ‘저항’을 격려한다. 시에는 힘이 있을까? 나의 대답은 이렇다. 이 질문은 시인이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던져져 있다. 시에 힘을 부여할지 말지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에게 달린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열세 살 무렵의 에피소드에 그 후 일생에 걸친 ‘나의 글’의 구조적 원형이 이미 드러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나는 저소득층 피차별자의 세계로부터 중산층 주류들의 세계로 옮아갔고(비유하자면 식민지에서 종주국으로, 조선에서 일본으로 옮아갔고), 양자 사이의 경계에 서서 주위 사람들에게 ‘타자’ 인식을 촉구하려는 동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물론 동시에,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온몸이 찢기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행위를 통한 자기 인식의 시도이기도 했다.
생각하면 이것이 시의 힘이다. 말하자면 승산 유무를 넘어선 곳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러한 시는 차곡차곡 겹쳐 쌓인 패배의 역사 속에서 태어나서 끊임없이 패자에게 힘을 준다. 승산 유무로 따지자면 소수자는 언제나 패한다. 효율성이니 유효성이라는 것으로는 자본에 진다. 기술이 없는 인간은 기술이 있는 인간에게 진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원리로서 인간은 이러해야 한다거나, 이럴 수가 있다거나, 이렇게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며, 그것이 사람을 움직인다. 그것이 시의 작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