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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2317762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1. 혼성 애호와 혼성 혐오 사이
2. 주제 사라마구와 기쁨을 찾는 법
3.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교육 3단계
4. 닫힌 마음을 열고 ‘영구 혁명’으로
5. 거대한 떡갈나무와 아주 작은 도토리
6. 진정한 ‘문화 혁명’을 찾아
7. 퇴폐는 박탈의 가장 교묘한 전략
8. 오랫동안 쌓아온 것들이 파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몇 분
9. 소비자 산업의 첨병으로서의 젊은이
10.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창조성의 풍부한 원천이 된다
11. 실업자도 복권은 살 수 있지 않나요?
12. 정치적 문제로서 장애, 비정상, 소수의 문제
13. 분노하여 벌 떼처럼 일어나는 정치적 집단들
14. 결함 있는 소비자와 끝없는 지뢰밭
15. 리처드 세넷과 차이에 관하여
16. 라캉의 ‘자본주의’에서 바우만의 ‘소비지상주의’로
17. 지젝과 모랭, 유일신교에 관하여
18. 프루스트의 마들렌과 소비지상주의
19. 땔감, 불씨, 불
20. 성숙기에 이른 글로컬라이제이션
주
리뷰
책속에서
벌을 받은 수백만 명 중에는 수십만의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사다리 꼭대기의 공간은 무한정 넓으며 거기 다다르는 데 필요한 것은 대학 졸업장이 전부라고 믿거나, 믿는 척 행동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이들이죠. 그 과정에서 쓴 대출금을 상환하는 일은 일단 그 꼭대기에 도달함으로써 신용도가 새롭게 달라질 것을 감안하면 유치하다 싶을 만큼 쉬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이 직면하게 된 미래란 회신 받을 가망이 없는 입사 지원서를 쓰고 또 쓰면서 기약 없는 실업 상태를 견디거나, 꼭대기 한참 밑의 미래가 없는 불안정한 직업을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서핑 기술은 바다의 수심을 재는 기술보다도 유용하고 바람직한 최상위의 기술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빨리 잊는 것이 기계적인 속성 학습의 결과라고요? 그럼 (단기의 순간적이고 얄팍한) 속성 학습을 오히려 환영해야죠! 결국 당신이 내일의 사건에 대한 내일의 논평을 구성해야 한다면, 그제의 사건에 대한 기억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또 기억 용량은 서버 용량과 달리 마음대로 늘릴 수 없으니, 기억력이 -즉, 장기 기억력 -이 좋으면 오히려 흡수하고 빨리 동화하는 능력이 제한될지 몰라요.
지금 이른바 ‘노동 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이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는 부모의 성공담을 뛰어넘고 앞지르는 것이 일생의 과업입니다. 이들은 이 과업을 달성하는 것이 (잔인한 운명의 장난이나 충분히 교정할 수 있는 본인의 부족함을 제외하면) 완전히 자기 능력에 달린 일이라고 믿도록 준비되고 연마되었어요. (중략)
지난 수십 년은 모든 형태의 고등교육이 무제한으로 확대되고 학생 집단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시기였습니다. 대학 학위는 근사한 직업과 부와 영광을 약속했으며, 학위를 소지한 계층의 점진적 확대와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착실히 증가했죠. 학위의 수요 공급이 미리 정해진 방침에 따라 거의 자동적으로 확실히 조절되는 것처럼 보였기에 이 유혹을 뿌리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유혹에 굴복했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몽땅 좌절한 군중으로 전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