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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32318769
· 쪽수 : 642쪽
책 소개
목차
나의 내력
나의 일상
나의 면학
나의 항쟁
나의 결심
나의 영달
우리의 작전
우리의 거병
우리의 주장
우리의 출발
우리의 기지
우리의 싸움
책속에서
“선생, 헌법의 그 조문은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납세의 의무를 진다. 다만 총리를 비롯한 장관이나 여당의 높은 사람, 상사(商社)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개정해야 할 겁니다!!” 나는 일개 잡종견이기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정당이 없다. 다만 이상한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형편없는 것을 형편없다고 말할 뿐이지만 국내 지지율이 20퍼센트 대이면서도 여전히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여당 내각의 존재도 묘한 것이다.
‘남자의 세계에는 여자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쓰라린 고생과 온갖 괴로움이 있다. 그것을 영화나 마작, 술, 골프로 잊으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고 만다. 그러니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남편족이 아내족 논법을 물리친다면 어떻게 될까. 곧바로 다음의 두 종류 대사로 통렬한 반격을 당하게 된다. 그 하나는 “당신을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와 영화(또는 마작, 술, 골프) 둘 중 뭐가 더 중요해요?!” 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묻자 검은 고양이는 “그거야 뻔하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네” 하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거듭 물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돈을 버는 건 아니잖아요. 돈을 버는 건 회사 아닌가요?”
“회사에 돈을 벌게 해서 출세하려는 속셈이겠지.”
“왜 출세하려는 거죠? 아무리 출세해봤자 기껏해야 중역이 될까 말까 하는 거잖아요.”
“우리 같은 고양이가 그걸 어떻게 알겠나? 아무튼 놈들은 ‘출세’라는 말에 약하다네. 우리들 고양이는 다래나무 냄새를 맡으면 순간적으로 이성이고 나발이고 없어지는데, 그놈들에게는 ‘출세’가 그 다래나무 같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