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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404707
· 쪽수 : 332쪽
책 소개
목차
출발
소피아
토스나
류바니
추도보
스파스카야 폴레스치
포드베레졔
노브고로드
브론니치
자이초보
크레스티치
야젤비치
발다이
에드로보
호틸로프
비시니 볼로초크
비드로푸스크
토르조크
메드노예
트베리
고로드냐
자비도보
클린
페시키
초르나야 그랴즈
로모노소프에 대하여
주
해설 - 18세기 러시아에 대한 ‘거대한 고발장’
판본 소개
A. N. 라디셰프 연보
리뷰
책속에서
우리 어머니는 러시아 옛날이야기의 해설자였다고. 꾀꼬리 강도는 자신의 뛰어난 웅변술 때문에 꾀꼬리로 불렸다는 것을 알게 될 걸세. 내 이야기에 끼어들지 마. 어쨌든 옛날 옛날 어느 곳에 황제의 총독이 살았어. 젊었을 때 낯선 땅을 돌아다니다 굴 먹는 법을 배운 이후 애호가가 되었지. 그때까지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식탐을 꾹 참았다가 페테르부르크에 들를 때면 열 개씩 먹곤 했다네. 그가 재빨리 승진한 만큼 식탁 위의 굴도 점차 늘어 갔지. 그러다 총독이 되어, 자신의 돈은 물론이고,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국고도 많아지자 임신한 여편네처럼 굴을 대하게 되고 말았어. 굴 먹을 생각에 잠도 자고 눈도 떴단 말이지. 굴이 제철일 때는 누구도 한가하지 못했어.
“멈춰 보세요.” 자기 자리에서 순례자가 내게 말했다. “멈추시고 제게 오십시오. 저는 당신과 당신 같은 사람에게 보내진 의사입니다. 당신의 시력을 깨끗이 만들어 드립니다.” 그리고 외쳤다. “아, 백내장이라니!”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방해하고 실력으로 저지도 해 보았지만, 나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끌려 그녀에게 가고 있었다. 순례자가 말했다. “두 눈 모두 백내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에 대해 그토록 단호하게 판단하였습니다.” 이런 말을 한 다음 그녀는 나의 두 눈을 건드렸고, 두꺼운 막을 떼어 냈다. 그것은 각막 같았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이제 보이실 겁니다. 당신은 장님, 그것도 완전한 장님이었습니다. 저는 진리입니다. 당신의 지배를 받는 백성들의 탄식에 동정심을 느껴 신께서 저를 천상계에서 아래로 내려보냈습니다.”
이 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발다이 호수에는 자신의 애인을 위해 목숨을 희생했던 수도사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도시에서 1.5베르스타 떨어진 호수 한가운데의 섬에는 니콘 총대주교가 세운 이베론 수도원이 있다. 이 수도원의 한 수도사가 발다이에 다녀와서 그곳 주민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 그들의 사랑은 곧 상호적인 것이 되었고, 그 끝을 보고자 했다. 그 쾌락에 한번 발을 들이자,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수도원에서 자주 나올 수 없었고, 사랑에 빠진 여인 역시 남자의 수도원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은 모든 것을 극복했다. 사랑에 빠진 수도사는 두려움을 모르는 사내가 되었고, 그는 거의 초자연적인 힘을 얻게 되었다. 이 새로운 레안드로스는 애인의 품에 안겨 달콤한 쾌락을 즐기기 위해, 거의 매일 밤 검은 망토를 두르고 아무도 보이지 않게 조용히 자신의 거처를 나와 수사복을 벗어 던지고 반대편 해안으로 호수를 가로질러 헤엄쳐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