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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32404714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노인
주
해설: 혁명의 역사와 인간의 실존, 그 진실에 대하여
판본 소개
유리 발렌티노비치 트리포노프 연보
책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이, 마치 화살이 조금만 휘어져도 그렇듯, 하나의 길에서 다른 길로 이동하는 원동력을 만든다. 그리하여 당신은 로스토프가 아닌 바르샤바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나는 강력한 시대에 흠뻑 빠진 소년이었다. 아니, 다른 노인들처럼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다. 길을 알려 준 것은 시대의 흐름 ─ 그 안에 있는 것이 기뻤다 ─ 과 우연, 직감이지, 엄준한 수학적 의지가 아니다. 거짓말을 하게 두지 마라! 사람마다 달랐을 수 있다. 이런, 그럼 내가 무엇 때문에 논쟁하는 거지? 아마 다른 노인들은 상황이 달랐겠지. 누구도 모욕해서는 안 된다. 나는 고독하고 꿈이 많은, 거리의 삶을 살고 있으며 정신이 나갈 정도로 사랑에 빠진 소년이었다…….
그에게 사람들이란 노련한 화학자처럼 그가 한순간에 구성 성분들로 분리시킬 수 있는 화학적 화합물 같다. 이쪽 절반은 마르크스주의자, 4분의 1은 신칸트주의자, 그리고 4분의 1은 경험 비판주의자. 어떤 볼셰비키 당원은 겉으로 보기에 겨우 10퍼센트만 그렇고, 속은 멘셰비키다.
잔혹한 해, 잔혹한 시간이 러시아 위에 드리워지고 있다. 잔혹한 시간은 모든 것을 잠식하고 불길 속에 파묻으며 화산의 용암처럼 흐르고 있다……. 그리고 이 불길의 품속에서 새롭고 유례없는 무언가가 탄생하고 있다.
흐르는 용암 속에서는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그 안에 있으면서 어떻게 시대를 관조할 수 있겠는가? 여러 해가, 온 생애가 흐른 다음에야 이해되기 시작하는 법이다. 어떻게, 무엇이, 왜 그러했는지를 말이다. 이 모든 것을 멀리서, 다른 시대의 정신과 눈으로 바라보고 이해한 자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