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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연극사/연극.희극론/연극비평
· ISBN : 9788932471310
· 쪽수 : 47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가족이라는 신화
2 거울의 방
3. 연극과 공간
4. 관객의 기억
5. 권력의 풍경
6. 사이, 만남, 타인
7. 춤, 몸의 기억
8. 상처가 말한다
9. 침묵의 소리
10. 실험은 오래 지속된다
11. 말의 혼돈
12. 연극 속의 여성
13. 역사와 기억
14. 웃음, 풍자, 아이러니
15. 세속도시와 연극
16. 죽음과 삶의 연극
17. 현대연극과 햄릿의 그림자
18. 창작과 해설의 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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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뮤지컬이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뮤지컬의 속도를 빠르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정상적인 삶의 궤적을 담아 내지 못하고 있다. 속도감에 빠져 미친 세상은 파멸을 예감한다. 정신없는, 정신이 나간 세상처럼. 뮤지컬의 광포함에 반하는 순수 연극의 정체는 연극 그 자체 탓만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연극보다 더 빨리 가는 것이 바로 미쳐 날뛰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연극은 저 멀리 빠른 속도로 앞서가는 세상을 보지 못하고, 세상은 천천히 뒤따라오는 오다가 멈춘 것으로 보이는 연극을 되돌아보지 못한다. - 본문 22쪽, '사랑은 비를 타고' 중에서
작금의 지원형태는 일회성 소모에 치중되어 그 위험이 많다. 마치 2000년이 시작될 때 벌어진 '밀레니엄 축제'처럼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지원에 불과하다. 운 좋게 지원금을 받은 작가는 품위를 잃어버리고, 그럴수록 작가의 존재와 작품의 수준은 더 추락하는 것 아닌가.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버젓이 공연된다면 그것은 연극의 미적 가치와 판단을 송두리째 무화시키는 일이다. 그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한국연극은 연극의 사회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끼리끼리 모여 사는 폐쇄회로 속에 갇히고 말 것이다. 작가의 고독, 영원한 고전을 위한 문예지원제도가 절실하다. - 본문 141쪽, '그 여인숙' 중에서
말하는 원숭이의 등장, 추송웅이란 배우가 했던 이 모노드라마는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에도 불구하고 그 끝은 좋지 않았다. 카프카가 아니라 배우 추송웅이 도드라졌고, 공연은 동물이 인간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보다는 피이터란 원숭이로 분장한 배우로 더 많이 알려졌었다. 이 작품이 공연되었던 창고극장은 지금 없어졌고, 배우 추송웅은 1985년 마흔넷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 후 20년이 꼬박 지난 지금, 이 작품은 배우 권혁풍에 의해 다시 공연되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배우가 바뀌고, 극장이 달라졌어도 제목은 변하지 않은 채로 있다. 이번 공연에는 관객들이 쉽게 작품에 몰입하도록 마술을 곁들이고 있다. 이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인간의 위기를 앞질러 말하는 음울한 사족과 같을 것이다. 20년 동안 이 작품의 공연내력을 보면 변신에 의해서 안으로 향하는 '보고'와 바깥으로 향하는 '고백'과 눈속임의 '마술'이 갈마들었다. - 본문 177쪽, '빨간 피이터의 고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