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책읽기
· ISBN : 9788932471822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호메로스·1 일리아스 / 2 오디세이아
성서·3 구약성서 / 4 신약성서
베르길리우스·?5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 ·6 변신 이야기
작자 미상 ·7 베어울프
단테 알리기에리 ·8 지옥 / 9 천국
조반니 보카치오 ·10 데카메론
제프리 초서 ·11 캔터베리 이야기
에드먼드 스펜서 ·12 선녀 여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개관 / 13 햄릿 / 14 ?리어 왕 / 15 맥베스
미겔 데 세르반테스 ·16 돈키호테
존 밀턴 ·17 실낙원
헨리 필딩 ·18 톰 존스
제인 오스틴 ·19 오만과 편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0 파우스트 I +II
알렉산드르 푸슈킨 ·21 예브게니 오네긴
오노레 드 발자크 ·22 고리오 영감
샬롯 브론테 ·23 제인 에어
에밀리 브론테 ·24 워더링 하이츠
허먼 멜빌 ·25 모비딕
찰스 디킨스 ·26 황폐한 집 / 27 위대한 유산
귀스타브 플로베르 ·28 보바리 부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29 죄와 벌 / 30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레프 톨스토이 ·31 전쟁과 평화 / 32 안나 카레니나
조지 엘리엇 ·33 미들마치
헨리 제임스 ·34 비둘기의 날개
마르셀 프루스트 ·3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 ·36 율리시즈
토마스 만 ·37 마의 산
프란츠 카프카 ·38 소송
버지니아 울프 ·39 등대로
윌리엄 포크너 ·40 음향과 분노
어니스트 헤밍웨이 ·41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밀러 ·42 북회귀선
리처드 라이트 ·43 네이티브 선
로베르트 무질 ·44 특성 없는 남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45 롤리타
제임스 볼드윈 ·46 조반니의 방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47 백 년의 고독
토머스 핀천 ·48 중력의 무지개
코맥 매카시 ·49 핏빛 자오선
토니 모리슨 ·50 빌러비드
고전과 명작 읽기 비법
선택한 책에 대하여
감사의 말
인용한 책
옮긴이의 말
번역에 참고한 책
리뷰
책속에서
문학에서 셰익스피어와 경쟁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괴테이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박식가인 괴테는 법률가, 재정 및 농업 장관, 식물학자, 과학 연구가였고, 심지어 색(色)에 관한 논문까지 썼다. 문학에서도 그만큼 폭이 넓어서, 모든 형식(시, 산문, 드라마 등등)에서 걸작을 창조했으며 전집 55권에 이르는 책을 썼다. 오랫동안 전해오던 파우스트 ―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판 뛰어난 과학자이자 마법사 ― 민담이 어째서 괴테에게 그리도 매력적이었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괴테 역시 가능한 데까지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고, 그래도 놓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괴테가 독일 역사상 최고의 작가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그는 본격 문학어로서 독일어를 어느 정도 확립했다고 여겨진다 ― 이 업적으로 그는 이탈리아의 단테, 러시아의 푸슈킨과 함께 문학의 만신전에 올랐다. 셰익스피어의 재능과 명성이 사실상 영국에서 영영 대체되지 않을 만큼 확고한 것처럼, 괴테도 독일에서 영원히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글을 썼지만, 역사는 그들을 불멸로 만들었다.
그러나 괴테에게는 셰익스피어, 심지어 단테에게도 없는 것이 있다. 독일 사람들이 지금도 괴테 읽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실 괴테의 재능을 생각하면, 신의 일을 수행하려고 하는 누군가를 상상해 냈다는 건 그다지 놀랍지 않다. 인간의 머리를 하고서 괴테만큼 천국의 밑바닥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던 사람, 또는 천국까지 남은 거리를 그처럼 뼈저리게 느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괴테는 홀로 세운 바벨탑이다.
완전히 책에 푹 빠져서 ― 즐겁고, 놀랍고, 감동한 나머지 다음 반전을 기대하며 취침 시간을 훌쩍 넘기며 읽는 ― 『죄와 벌』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고 나면 여러분은 방금 매우 종교적인 작품을 읽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종교의 근본은 마르멜라도프에게 그랬듯이, 도스토옙스키에게도 용서이다. 한때 중독자였다가 상담자가 된 사람답게 ― 그러나 어쨌건 개종하지는 않은 ― 도스토옙스키는 여러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보고 모든 죄를 용서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여느 보통 사람과도 같다. 그 자신도 더럽혀지고, 흠이 있고, 우리 모두가 오류를 범하기 쉽고 약점 많은 인간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낡아서 다 해진 그의 외투 안에는 천사의 날개가 접혀 있다. 이해의 천사, 자비의 천사, 자신이 인간임을 영원히 잊지 않는 천사의 날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