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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유럽여행 > 유럽여행 가이드북
· ISBN : 9788932907581
· 쪽수 : 277쪽
책 소개
목차
그릴 샐러드의 힘 Prologue
지중해의 삶
테세우스의 삼인조
나의 그리스식 인사
고양이를 부탁해
니코, 야니 그리고 방겔리
뻔뻔하고 당당한 페트로 이야기
존과 장 그리고 야니
낙소스의 도라에몽
그리스 여인의 유혹
이콘화와 게이들의 섬
지하실의 피아노 리사이틀
먼 북소리의 정체
Athens Sketch
Mykonos Sketch
Naxos Sketch
지중해의 맛
지중해 최고의 피타 가게
그릭 샐러드를 위한 짧은 시
부주키 켜는 노인
그리스와 터키
함께 식사하실까요?
우조, 조르바들을 위하여
라키 한 잔의 따뜻함
Santorini Sketch
산토리니의 나날들
주소가 없는 마을
린다, 린다, 린다
산토리니의 하루
고양이 스튜디오
섬에서 영화배우가 되는 법
절벽 위의 폭주 버스
칼데라의 고양이 5형제
지중해 섬의 겨울
안녕, 조르바 Epilogue
부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식당가를 지나 작은 광장에 막 들어서는 즈음, 반대편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걸어오시는 것을 발견했다. 조르바들의 공식 지정 모자라 부를 만한 마도로스 모자와 작업용 점퍼를 걸친 할아버지는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점점 내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막 스쳐 지나칠 즈음 할아버지는 화난 표정으로 대뜸, "야수(그리스어로 안녕)!" 하고 외치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할아버지는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 가령 스쿠터를 몰고 지나가며(꽤 빠른 속도였다) 휙 인사를 던지고는 바람처럼 사라진 아저씨도 있었다. 인사를 건네는 타이밍도 기가 막히다. 0.5초만 늦어도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꼴이 될 터이니 정확한 거리 측정은 필수 조건이다. 답례를 하고 싶어도 그 절묘한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마는 나는 결국, 지중해를 떠나는 그날까지 그리스식 인사법을 익힐 수 없었다.
... 멀리서 지켜보고 있으면 감히 다가설 수 없을 것 같은 서먹함이 있지만, 일단 그 단단해 보이는 껍질이 부서지면(의외로 쉽게 부서진다) 그 속에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무언가가 꿈틀대고 잇음을 금세 발견하게 된다. 바로 '정'이다.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 있는 정은 껍질째 말랑말랑한 그것보다 나에겐 훨씬 더 살갑게 느껴진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 속에 한껏 스며 있는 지중해의 여름 햇살 같은 부드러운 온기, 그런 그리스 사람들, 특히 지중해 섬의 그리스 사람들...
- 본문 46~48쪽, '나의 그리스식 인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