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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910277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역자의 말 - 이 책은 우리를 웃게 만든다... 싸늘하게
서문 - 그가 우리를 깨닫게 한다
빠빠라기의 몸을 감싸는 두렁이와 거적에 대해서
돌상자, 돌이 갈라진 틈, 돌 섬, 그리고 그 가운데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서
둥근 쇠붙이와 묵직한 종이에 대해서
많은 물건이 빠빠라기를 가난에 빠뜨리고 있다
빠빠라기에겐 한가한 시간이 없다
빠빠라기가 하느님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위대한 마음은 기계보다도 억세다
빠빠라기의 직업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워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속임수 생활이 있는 장소와 종이 무더기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이름의 심각한 병
빠빠라기는 우리를 그들과 똑같은 어둠 속으로 억지로 끌어들이려 한다
책속에서
게다가 물고기 뼈와 철사와 끈으로 만든 아주 단단한 거적이 여자의 목에서 허리까지 드리워져 가슴과 등에서 졸라맨다. 이 거적이 너무 세게 옥죄는 바람에 여자의 유방은 납작하게 눌려지고, 이제 와서는 한 방울의 젖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개의 어머니는 아기에게 '밀크'라는 것을 준다. 밑이 막혀 있고 위에는 가짜 젖꼭지가 달려 있는 유리통에 그것을 담아 아기에게 먹인다. '밀크'는 어머니의 젖 이 아니고 뿔이 나 있는 빨갛고 보기 흉한 짐승에서 짜낸 것이다.
아이가는 돌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웃집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마치 집과 집 사이에 마노노 섬과 아폴리마 섬과 사바이 섬, 그리고 넓고 넓은 바다가 가로놓여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 대부분은 서로 이름도 알지 못하며, 입구에서 만나는 일이 있어도 마지못해 가볍게 인사를 하거나, 적의를 품고 있는 곤충들이 서로 맞부딪혔을 때처럼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주고받을 뿐이다. 함께 살아야만 한다는 사실에 어지간히 화가 나는 모양이다.
너는 태어날 때에도 돈을 치러야 했으며, 네가 죽을 때에도 단지 죽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의 아이가(가족)는 돈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몸뚱이를 대지에 묻는 데에도, 추억을 위해서 네 무덤 위에 큰 돌을 굴려다 놓는 데에도 돈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