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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5129
· 쪽수 : 110쪽
책 소개
목차
자서
1
빈 들
달맞이꽃
폐가
연자매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늙은 농부들
낮
낫달
티끌의 노래
쥐코밥상
농부 하느님
부활하는 소
흙 한 줌 보태려
시신과의 하룻밤
불면의 여름
애기똥풀
땅꾼
누워 있는 마을
검은 새
푸른 멍
석양의 수수밭에서
또 한 겨울을 개들과 함께
2
족쇄
없는 손가락 두 개ㅍ
사마귀
얼룩무늬 상처가 꽃피는 길을
단식
면회
님의 딸
지울 수 없는 부적
숯이 된 천사들
늪
율리우스 푸치크
열쇠 장수
난지도, 혹은 서울
등불
ㅎ수아비
서른 살의 가을
유다
에이허브
욥
천둥소리
3
하늘로 뛰는 개구리
닭
넌 여직 그 알량한 껍질을 못 벗었구나
어떤 방문
빈자의 꿈
참새
가을 산
겨울 골짜기
건너야 할 강물은 저리도 깊은데
억새 꽃
가파도
병아리를 파묻으며
안개 속에 떠오른 뿔
여름 휴양지에서
유년의 새
작품 해설 - 빈 들의 체험과 고통의 서정 / 성민엽
저자소개
책속에서
또 한 겨울을 개들과 함께
또 한 겨울을 살아 넘긴,
희끗희뜻한 잔설로 이 골짝기에 남은 사람들은
꽃 피고 잎 피는, 혹은 잎 피고 꽃 피는
봄을 결코 탐하지 않는다
꽃 피고 잎 필 소망을 모두 버렸기 때문이다
겨우내 개 사육장으로 변해 버린 골짜기,
이제 이 골짜기의 사람들은
아무도 빛바랜 사진첩의 추억을 들추지 않는다
향불처럼 피어오르는 즐거운 추억에도 엉겅퀴가 돋고
잔설 위를 천방지축으로 쏘다니며 컹컹컹ㅡ
짖어 대는 개들의 입에도 거친 억새가 돋아나기 때문이다
아니, 아직 끝나지 않은 또 한 겨울을동백과 함께
개들과 함께
살아야 할 이 골짜기의 사람들은
텅 빈 구유와 모든 기억의 헛간마다 죽음보다 싸늘한 얼음을 채우고
빙항의 나라 꽃상여처럼
눈꽃으로 단장한 하얀 눈썰매를,
눈썰매를 만들리라
꽝꽝 얼어붙은 지층을 뒤흔들며 검은 개들이 끌고 달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