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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482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자서
1. 안개
안개
아내
아버지의 도장
막노동하는 밤
인터뷰하는 거닐리우스
또 백 원만 아저씨
캠퍼스의 여인
안암동 구두닦이 아저씨
노을과 대화하는 사내
충남상회 아저씨
가을 산
옛날 우표첩을 보며
북한산 딱따구리
한국의 꽃비를 모르는 소녀에게
2. 묘비명
봄 안개
손 또는 주먹
정릉에서
고요
난해 시인
심장 속 장미
카프카 또는 나
묘비명
시와 누드
새파란,
저 하얀,
먼지
물고기의 입
넙치
햇살
까치집에서
골렘
이 가을에
시
어느 색소폰 연주에 부쳐
싱싱한 나무 관을 보면서
용안사 석정에서
시집
어느 생
무슨 꽃
구레 화엄사에서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장미 날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석양주
3. 정물
나무들
유기농 시
정물
무덤에 핀 아카시아
졸음
저수지
머슴
개구리
섬
채송화
난초
합장
4. 추억
사랑
편견
철학
시기심
여자
마늘
추억
술
비
담배
벼락
까치
책
영안실
신발
태풍
허무의 바다
생각의 열매
작품 해설 : 변용의 시학ㅡ색채와 음향의 이중주 / 오형엽
저자소개
책속에서
안개
나는 그때 그 안개의 냄새를 기억한다
후텁지근한 생활의 목욕탕에서
도망치듯 뛰쳐나와 새벽의 바람을 맞으며
또 다른 생활의 방으로 향하던 그때
학교 담벼락을 따라 새로 깐
붉고 푸른 보도블록에 눈처럼 쌓이던 안개,
그 안개의 향취에 오이처럼 상큼해지던
보도블록의 따스한 숨결을 나는 기억한다
터벅터벅 시간 속을 걸어가던
내 발길에 와서 강아지처럼 매달리던
안개의 귀여운 표정을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안개의 포근한 입김 속에
발목을 담근 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가을 나무의 그 쓸쓸한 얼굴을 나는 기억한다
길가 수양버들 나뭇가지 사이로
매끄럽게 빠져나가던 안개의 날씬한 허리와
커다란 배라도 몰고 올 듯한 안개바다의
그 출렁임을 나는 기억한다
안개의 싱그러운 속살을
한 입 베어 먹은 나의 심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