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529
· 쪽수 : 148쪽
목차
자서
춤
징거미 더듬이
칼이 확대된다
남쪽 마당
감추어진 길
무김치 사발
나의 방은 익모초 즙이 담긴 사발이다
괘종시계
납 비녀
자줏빛 하늘
반짇고리
푸른 모기장
녹슨 부엌
개미 떼
까미귀까미귀까미귀, 터진 활주로
나는 잠자리, 채 속에 갇혀
쌀과 누룩이 끓는 마당 바깥이 문득
막돌허튼층쌓기
칼끝에 부서지는 빛
붉은 쥐
맨드라미
가죽나무가 고추장 속으로
햇빛은 켜켜켜
장마는 아이들을 눈뜨게 하고
흐르는 할머니
박우물
물무늬
퉁가리
색연필
누치,
어린 임금의 젖니 같은
줄무늬
멀미
잠재적 위협
백통 가락지
겹유리창에 구두주걱이
불에 탄 어금니
맨드라미 속
붉은 칼국수
초나흘 달빛
검은 모래톱
붐비는 늑대
겹쳐 흐르는 물
잠
안쪽으로 부는 바람
섭씨 8,900도 가량
파피리
퇴침
피어오르는 할아비
흰나비 떼
제44호 고분
작품 해설 - 유년, 세계의 안뜰 / 하재봉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마는 아이들을 눈뜨게 하고
쉼 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장독마다 물이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이 물에 잠겨 있지 뭐예요
아가씨, 이상한 꿈이죠
아이들은 창가에서 눈뜨고
냇물을 끌고 꼬리를 흔들며 마당가 치자나무 아래로
납줄갱이 세 마리가 헤엄쳐 온다
납줄갱이 등지느러미에 결 고운 선이 파르르
떨린다 아이들의 속눈썹이 하늘대며 물 위에 뜨고
아이들이 독을 가르며 냇가로 헤엄쳐 간다
독 속으로 스며드는 납줄갱이
밤 사이 독 속엔 거품이 가득찬다
치자 향이 넘친다
그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새언니, 그건 고기 알이었어요
냇가로 가고 싶은 아이들의 꿈속에 스며든 것일 뿐
장마는 우리 꿈에 알을 슬어 놓고
아이들을 눈뜨게 하고
향기로운 날개를 달게 하고
아이들은 물속에서 울고불고 날마다
빈 독을 마당에 늘어 놓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