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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666
· 쪽수 : 113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666
· 쪽수 : 113쪽
책 소개
<불온한 검은 피>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허연의 두 번째 시집. 이전의 허연이 구원을 부정하고 세상에 대한 도전과 반항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세상을 들여다보는 투사의 시선을 날카롭게 빛내고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를 비롯한 6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 너무나 처연하게 늘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
나도 믿기지 않지만 한두 편의 시를 적으며 배고픔을 잊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랬다. 나보다 계급이 높은 여자를 훔치듯 시는 부서져 반짝였고, 무슨 넥타이 부대나 도둑들보다는 처지가 낫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웠다.
푸른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 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이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 그 색은 이젠 내게 없다. 섭섭하게도
나는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드는 건 사과를 베어 무는 것보다 쉬웠다. 그러나 나는 푸른색의 기억으로 살 것이다. 늙어서도 젊은 수 있는 것. 푸른 유리 조각으로 사는 것.
무슨 법처럼, 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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