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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인과 한국문화
· ISBN : 9788937415722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6권 — 말 없음에 대하여 | 이천보 외
영조 연간
신정하(申靖夏)
나라를 망하게 한 신하, 범증(增不去項羽不亡論 科作)
술 한잔 먹세(與車起夫)
이백온을 위로하며(與李伯溫)
유송년의 「상림도」(論劉松年上林圖)
배움의 짝, 가난(送鄭生來僑讀書牛峽序)
이익(李瀷)
빈소 선생 조충남(顰笑先生傳)
노비도 사람이다(祭奴文)
지구의 중심(地毬)
울릉도와 독도는 우리 땅(鬱陵島)
콩죽과 콩나물(三豆會詩序)
주자도 의심하라(孟子疾書序)
정내교(鄭來僑)
관직에 취하면(雜說)
거문고 명인 김성기(金聖基傳)
남극관(南克寬)
나는 미쳤다(狂伯贊)
오광운(吳光運)
글로 지난 삶을 돌아보다(藥山漫稿引)
시를 배우는 법(詩指)
여항인의 시집(昭代風謠序)
역대 문장에서 배울 점(文指)
조구명(趙龜命)
분 파는 할미와 옥랑의 열행(賣粉嫗玉娘傳)
거울을 보며(臨鏡贊)
내가 병에 대해 느긋한 이유(病解 二)
고양이의 일생(烏圓子傳)
무설헌기(無說軒記)
도와 문은 일치하지 않는다(復答趙盛叔書)
남유용(南有容)
미친 화가 김명국(金鳴國傳)
서호 유람의 흥취(遊西湖記)
원대한 글쓰기(酌古編序)
선택하고 집중하라(與兪生盛基序)
고양이와 쥐에 대한 단상(猫說)
이천보(李天輔)
시는 천기다(浣巖稿序)
시인 윤여정(玄圃集序)
말 없음에 대하여(題默窩詩卷後)
너 자신을 알라(自知菴記)
그림을 배우는 법(鄭元伯畵帖跋)
오원(吳瑗)
월곡으로 가는 길(衿陽遊記)
무심한 나의 시(題詩稿後)
말은 마음의 소리다(無言齋記 丁未)
아버지와 『소학』(讀小學 戊戌)
황경원(黃景源)
순천군의 아름다운 풍속(淸遠樓記)
육경의 글을 써라(與李元靈麟祥書)
여보, 미안하오(又祭亡室貞敬夫人沈氏文)
조선과 명나라의 공존(明陪臣傳序)
신경준(申景濬)
『강계지』 서문(疆界誌序 本誌逸)
『훈민정음운해』 서문(韻解序)
『동국여지도』 발문(東國輿地圖跋)
일본으로 사신 가는 이에게(送使之日本序)
와관에 대하여(瓦棺說)
신광수(申光洙)
검승전(劒僧傳)
마 기사 이야기(書馬騎士事)
안정복(安鼎福)
성호 선생 제문(祭星湖先生文 癸未)
우리나라의 국경에 대하여(東國地界說 戊寅)
일상의 배움부터(題下學指南 庚申)
『동사강목』 서문(東史綱目序 戊戌)
『팔가백선』 서문(八家百選序 丁未)
안석경(安錫儆)
소고성전(小高城傳)
박효랑전(朴孝娘傳)
웃음의 집(笑庵記)
『삽교만록』 서문(霅橋漫錄序)
원대한 노닒(遠遊篇序)
리뷰
책속에서
그대는 깊은 골짜기에서 나는 소리를 못 들었는가? 그 소리는 혼자서는 소리가 되질 않고 반드시 사물을 기다려야만 한다네. 그래서 소리가 골짜기에서 난다고 해도 틀리고 소리가 골짜기에서 나지 않는다고 해도 또한 틀린 것이지. 오직 소리를 의식하지 않았는데 소리가 절로 들린 것이라네. 옛날의 지인(至人)이 어찌 일찍이 말이 없었겠는가? 말은 했지만 말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았던 것일 뿐일세. 그래서 그 말은 하늘에 오르기라도 할 듯이 높아 사람이 감히 그 높이를 의심하지 못했고, 땅속으로 들어갈 것처럼 깊어서 사람이 감히 그 깊이를 의심치 못했지. 이것이 모두 침묵의 도일세. 여정이 배우기를 원하는 것이라네. ─ 이천보 「말 없음에 대하여(題默窩詩卷後)」
술을 좋아하는 자가 있었다. 밖에 나가 무리를 따라 크게 취하여 저녁 때 돌아오다가 집을 못 찾고 길에 벌렁 눕더니, 제집으로 생각해서 미친 듯 소리치고 토하며 인사불성 제멋대로 굴었다. 바람과 이슬이 몸을 엄습하고 도둑이 틈을 노리며 수레나 말에 치이고 사람들에게 밟힐 줄도 모르고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괴이하게 여겨 그를 비웃고 마치 기이한 꼴이라도 본 듯이 했다.
아! 어찌 이것만이 유독 이상하다 하겠는가? 오늘날 벼슬아치들은 급제해 벼슬에 오르거나 벼슬해서 현달하게 되면, 깊이 도모하고 곰곰이 따져 보아 시대를 구하고 나라를 이롭게 할 생각은 않고, 오로지 승진하기만을 끊임없이 바라며 욕심 사납게 얻는 데 싫증 내는 법이 없다. 그러다가 원망이 쌓여 화가 이르니 남들은 위태롭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는데도 정작 자신은 여전히 우쭐대며 오만하게 군다. 참으로 심하게 취했다 하겠다. 아! 술 마신 자는 취해도 때가 되면 깬다. 하지만 벼슬하는 사람이 취하면 재앙이 닥쳐와도 깨는 법이 없다. 슬프다.
─ 정내교 「관직에 취하면(雜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