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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081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주말, 출근, 산책: 어두움과 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E는 더 올라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쉽게 포기했다. E는 바위 밑에 쭈그려 앉았다. 해가 뜨고 있었다. 해는 E의 등 뒤, 바위의 뒤에서 떠올랐다. E와 상관없이 점점 더 밝게 떠올랐다. 그는 날이 밝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E는 헤드 랜턴을 벗어 집어던져 버렸고, 랜턴은 산비탈로 아무렇게나 굴러 떨어졌다. E는 던져진 랜턴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랜턴을 다시 주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랜턴이 까마득한 아래로 떨어졌다면 그는 그것을 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랜턴은 눈앞의 비탈로 너무나 가볍게 굴러떨어졌을 뿐이었고, E는 기다시피 비탈을 내려갔다. E는 바람에 떠밀려 산비탈로 기어 내려갔다. 그는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무엇이 무섭고, 무엇이 화가 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여관 침대에서 E는 여자와 키스를 했다. 키스를 했고, 더 심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키스를 한 뒤에 여자는 등을 돌리고 누워 버렸다. E가 침대에 누워서도 꼬리뼈의 통증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에 피곤해진 것이었다. E가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해도 여자는 그의 통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는 뒤돌아 눕는 방식으로 E를 무시했다. E는 여자의 등을 보고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E는 여자의 등이 어둡다고 느꼈다. 그는 꼬리뼈가 아팠고, 불을 켜고 싶었다. 그러나 불을 켜지 않았다. e는 불을 켜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그들은 상사의 인격에 대해서 오래 이야기했다.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백에게는 인격이랄 것이 없으며, 있다 한들 미비하고 천박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상사의 인격에 대해서 말할 때 그들은 경쟁적으로 저주를 퍼부었는데, 그때 그들 모두의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