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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괴수전

변두리 괴수전

이지월 (지은이)
  |  
민음사
2010-04-16
  |  
11,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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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괴수전

책 정보

· 제목 : 변두리 괴수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3035
· 쪽수 : 236쪽

책 소개

신춘문예나 신인상을 통과하지 않고 그저 완성된 장편소설을 투고하여 등단이 결정된 이지월의 장편소설. 이지월은 이 작품에서 청소년이었거나 청소년인 모두가 '어디서 한 번쯤' 마주친 적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학원 현장을 과장된 의고체와 무협소설의 문법과 장르소설의 속도로 그려 낸다.

목차

頭書(두서) 은강소고
入門(입문) 세상의 중심
餘談(여담) 사랑이 위험한들 어리석기야 하겠는가
時(시) 가해자
空(공) 뒤통수
殺(살) 호모 파베르
敗(패) 시정잡배
附錄(부록) 초야의 전답에서는 잡초를 뽑지 않는 법

저자소개

이지월 (지은이)    정보 더보기
마지막 LP 세대, 혹은 첫 번째 CD 세대. 학창 시절, 지역의 모 단체에서 주최하는 백일장에 참가하려 했으나, 수업 빼먹으려고 별짓을 다 한다며 담임에게 욕만 무지하게 먹었다. 물론 수사적 표현일 뿐, 욕‘만’ 먹었던 건 아니고 맞기도 좀 맞았다. 뭐, 심각한 난독증 탓에 글을 쓰기는커녕 읽는 것조차 제대로 못 했던 게 사실이고, 백일장 핑계로 학교를 빠져나가 한나절 놀다 오려던 것도 사실이긴 했다. 해적판 만화책과 대본소용 무협지에 빠져 살게 되면서 겨우 한글을 읽고 쓰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지금도 소수의 인원이 혼란한 세상을 무력으로 돌파해 나가는 이야기에 사족을 못 쓰고, 세로쓰기 된 책만 보면 신이 난다. 한순간도 문학 소년, 내지 그 비슷한 고귀한 신분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관계로 글 쓰는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사람 일이라는 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어쨌거나 꿈에도 예상 못 했던 그 일을 되도록 오래도록 하며 지낼 생각이다. 지은 책으로 <변두리 괴수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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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너도 특별한 계획 없으면 나랑 같이 공부나 하자. 그동안 하도 놀러만 다녀서 같이할 사람 없으면 의자에 엉덩이 걸칠 엄두도 안 나거든.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좀 도와주라.”
나는 두말할 나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 시절 학원가를 호령하며 무수한 전설을 남겼지만, 지나치게 혈기가 왕성했던 탓에 소년원 문턱까지 가 본 적도 있다는 스승은, 이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목표 삼아 살아 보겠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스승이 ‘법대’로 가서 ‘법대로’ 사는 것을 간절히 원했다. 덧붙여, 스승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귀찮게 하지 못할 것이며, 자신 역시 누구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나의 세 번째 세상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나는 오늘에야 알아내었다. 지구상의 모든 옷이 세탁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의 새로운 교복에 필요한 것은 세탁기가 아니라 깨끗한 걸레였다. 이것은 전혀 물을 흡수하지 않는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비 오는 날 우비 대신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두 친구는 감격에 겨워 서로를 포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처럼 교복이 특수한 천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질 떨어지는 화학섬유일 뿐이었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특수하게 질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3학년을 제외한 전교생이 입게 된 교복은 학생들 사이에 커다란 이슈로 떠올랐다.


스승을 아는 모두는, 몇 차례 겪어 왔고, 또 목격해 왔기에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쓰러진 자의 육신을 무대로 배트가 춤을 췄다. 팔을 들어 막으면 팔을 쳤고, 발을 들어 막으면 발을 쳤다. 몸을 틀어 피하면 옆구리를, 돌아누우면 가슴을 향해.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는 무자비한 구타였다. 심지어 배트가 부러져 나가기까지 했다. 일그러진 귀의 소유자는 절규하듯 외쳤다.
“비겁…… 어찌, 정정당당한 승부에…… 믿었건만…….”
하지만 스승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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