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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프리카소설
· ISBN : 9788937490132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1권
1부 1960년대 초기
2부 1960년대 후기
2권
3부 1960년대 초기
4부 1960년대 후기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오데니그보와 침대에 누워서 다리를 비비 꼴 때마다 올란나는 은수카에서의 생활이 포근하고 부드러운 깃털로 만든 그물에 푹 빠져 지내는 기분이었다. 이런 느낌은 그가 서재에 몇 시간씩 머무르는 날에도 똑같았다. 그가 이제 결혼하자고 할 때마다 올란나는 안된다고 대답했다. 이 생활이 너무나 행복했다. 불안할 정도로 행복했다. 이 행복을 지키고 싶었다. 결혼으로 행복한 생활이 따분한 동반자 관계로 전락할 것 같아서 두려웠다. - 1권
오데니그보가 시선을 피하며 신문을 펼쳤다. 순간 충격이 서서히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의 딱딱한 동작은, 그 얼굴에 떠오른 공포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의미였다.
“당신이 아말라한테 손을 댔구나.”
올란나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길,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느냐며 화를 내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락의자에 앉은 채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이 아말라한테 손을 댔어.”
올란나가 다시 말했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이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표정을 그녀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았다. 그녀는 부엌으로 가다가 하마터면 식탁 옆에서 쓰러질 뻔했다. 가슴을 내리누르는 무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 2권
아기가 잠에 빠져든 다음에 올란나는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그에게 말해 주었다. 낯익은 옷차림으로 마당에 쓰러져 있던 머리 없는 시신들, 음바에지 외삼촌의 여전히 꿈틀대던 손가락, 호리병에 든 아이의 머리와 빙글 돌아간 눈동자, 제대로 닦지 않은 칠판처럼 창백하고 핏기 없는 시신들의 이상한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했다. -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