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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국방/군사학 > 국방 일반
· ISBN : 9788946046337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봄>
청성부대
백골부대
맹호부대
전진부대
<여름>
열쇠부대
비룡부대
태풍부대
필승부대
무적부대
<가을>
청룡부대
칠성부대
뇌종부대
<겨울>
청성부대2
백두산부대
을지부대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많은 총탄 자국이 육중한 철마를 벌집처럼 쑤셔놓았다. 녹슨 기차 꼭대기에는 팔뚝보다 굵은 구렁이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쏘아봤다. 여기저기 녹슨 철판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처절했던 그때의 순간들이 눈앞에 펼쳐져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특히 짝 잃은 깜장고무신 한 짝 앞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바삐 도망치느라 떨어뜨렸을 이불보따리와 이빨 빠진 하모니카가 앞에서 기분이 아득해졌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수많은 총탄 자국이 육중한 철마를 벌집처럼 쑤셔놓았다. 녹슨 기차 꼭대기에는 팔뚝보다 굵은 구렁이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쏘아봤다. 여기저기 녹슨 철판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처절했던 그때의 순간들이 눈앞에 펼쳐져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특히 짝 잃은 깜장고무신 한 짝 앞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바삐 도망치느라 떨어뜨렸을 이불보따리와 이빨 빠진 하모니카가 앞에서 기분이 아득해졌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휴전선 155마일 어딜 가나 순직비, 위령비, 무명용사비, 충혼비가 너무너무 많다는 걸 알고 난 후 하늘 바라보기가 부끄러웠다. 수색 중에 지뢰를 밟거나 폭우로, 훈련 중에 또는 무장공비와 교전 중에 순직한 장병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였다. 얼마나 한이 맺혔을까, 혹시 지금도 혼백이 되어 휴전선 주위를 떠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곳 고황봉대대의 철책선 바로 옆에도 비석 하나가 하늘과 마주하고 서 있었다. 비석 앞쪽에 ‘고 중위 김근수의 충혼비’라고 쓰여 있고 뒤쪽에는 ‘하늘도 목 놓아 울어대던 어느 날 GP에서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듯 슬픔의 파편 지뢰에 붉은 선혈로 얼룩진 그대의 육신 중위 김근수. 그대의 넋 조국을 위한 정열은 민족의 빈터에 오늘도 흠뻑 내리고 있어라! 1984. 10. 16.’이라고 쓰여 있었다.